우크라이나 여군 루슬라나 다닐키나(19)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부터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 최전선 인근에서 싸우다 포격을 받았다.
포탄 파편은 다닐키나의 왼쪽 무릎 바로 위를 찢었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팔다리를 잃은 군인은 다닐키나 외에도 수만명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병원·구호단체·보철업체 등이 발표한 수치를 인용해 전쟁으로 수족을 잃은 우크라이나인이 2만~5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1차 세계대전 당시와 비슷한 수치다. 절단술이 부상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1차 대전 당시 6만7000여 명의 독일인과 4만1000여 명의 영국인이 팔·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 또한 시술 후 환자 등록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로는 추산한 수치보다 많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는 독일의 보철 제조업체 '오토복'(Ottobock)은 정부와 의료기관 자료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인 절단 환자를 약 5만명으로 추산했으며,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자선단체 '후프 재단'은 중상자를 20만명으로 추산, 이 중 10%가 절단 수술이 필요하다고 봤다.
WSJ은 이처럼 엄청난 중상자 규모가 러시아가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지뢰와 포, 미사일, 드론 공격을 무차별적으로 퍼붓는 양상을 반영한다고 했다.
모든 중상자가 곧바로 인공 팔·다리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부상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수족을 잃은 군인에게 보상해주는 돈은 최대 2만 유로(약 2800만원). 하지만 의족은 5만 5000달러에 달해 부상자 상당수가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한 우크라이나 내 병원들은 누울 자리조차 없는 과부하 상태라 환자들은 의족과 의수 시술을 받기위해 오랫동안 대기해야 한다. 늦어도 90일 안에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병원을 찾아도 최소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민간 클리닉 KSM의 의료 책임자인 코스티아틴 밀리챠는 “우크라이나 전역, 모든 마을에 절단 환자를 위한 의료 시설이 필요하다. 치과의사만큼 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
서희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