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이 되자 혼자가 된 초등학교 3학년인 마사오(세키구치 유스케)는 멀리 떨어저 사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용돈을 모아 집을 나온다. 그 사실을 알고 걱정이 된 이웃집 아줌마(기시모토 가요코)는 중년 건달인 자기의 남편 기쿠지로(비트 다케시)를 동행시켜, 마사오와 기쿠지로는 엄마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올해 여름 방학은 폭염으로 마사오와 기쿠지로처럼 야외 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일 낮 최고 기온 30도를 훌쩍 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무더위가 발생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는 '열돔현상'이 지목된다. 열돔은 지상에서 약 5~7km 높은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 반구 형태의 돔을 형성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놓는 현상을 말한다. 상공에 발달한 고기압이 뚜껑 역할을 하며 공기를 지표면으로 누르고 뜨거운 공기가 계속해서 쌓이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약 5~10도 이상 오르게 된다. 마치 압력밥솥의 뚜껑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열돔이 빈발하는 이유가 지구온난화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열돔 생성의 핵심 조건은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의 약화다. 제트기류는 북극의 찬 공기 덩어리와 적도의 따뜻한 공기 덩어리 간의 온도·압력 차이의 영향을 받는다. 두 공기 덩어리의 온도나 압력 차이가 클수록 제트기류는 강하게 형성된다. 여기에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제트기류가 더 강해지면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게 된다. 반대로 북극, 적도 공기 덩어리의 온도차가 줄면 제트기류는 약해진다. 천천히 흐르면서 구불구불한 흐름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올해와 같은 역대급 폭염이 정례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기후를 연구하는 국제 조직 '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최근 기후변화가 폭염 등 이상 기후가 발생할 가능성을 최소 150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WWA 소속 연구자들은 “최근 북미를 강타한 폭염이 1000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나는 사건이지만 현재 대비 기온이 0.8도 이상 올라간다면 5~10년에 한번 꼴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재 속도로 유지된다면 40~50년 후에는 지구 온도가 0.8도 이상 오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폭염에 온열질환도 급증한다. 올여름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온열질환자 및 사망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온열질환은 65살 이상 노인이 4명 중 1명꼴로,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층에 더욱 치명적이다.
온열질환은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은 주로 땀을 많이 흘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피로, 메스꺼움,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보다 심각한 질병인 열사병은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데, 40도 이상의 고열에도 땀이 잘 나지 않고 발작이나 혼수 같은 의식변화가 동반된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부득이한 경우라면 헐렁하고 밝은색의 가벼운 옷을 입고,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만일 일사병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에서 쉬면서 물을 섭취하며 회복해야 한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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