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10월 중순부터 전국 당원협의회(이하 당협)를 대상으로 한 당무감사를 예고하면서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감사는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 당무감사로, 지도부는 전국 각 당협의 운영상황 등을 점검하고 내년 총선 대비 공천 기준에 적합한 인물을 찾는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무감사위원회는 오는 8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체회의를 가진다. 이달까지 구체적인 감사 지표를 결정하고, 각 당협으로부터 사전 자료를 받아 10월 중순께 현장 감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후 최고위원회의에 당무감사 결과를 보고할 전망이다.
당 안팎에선 본격적인 총선 '공천 물갈이'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총선을 약 5개월 앞둔 시점에서 진행되는 만큼 '부실 당협' 솎아내기에 들어가는 것이란 해석이다.
당무감사는 당원 현황과 당협 행사, 지역조직 운영 상황 및 인지도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기본적인 당협 운영 상황은 물론이고 당협위원장(현역의원)의 지역내 인지도와 경쟁력, 당 기여도 등이 중요하게 평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당무감사를 통해 어떤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을 퇴출시키고, 어떤 인물을 전진 배치할 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당협위원장은 중앙당 하부조직인 당협 관리자로서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도 이번 감사에서 내년 총선을 염두에 뒀음을 거듭 밝혔다. 신 위원장은 특히 “이번 당무감사에선 총선 당선 가능성에 무엇보다 중점을 둘 것”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 검증뿐 아니라 원내 당협위원장의 의정활동 평가 기준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당무감사 결과가 총선 공천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연말에 꾸려지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최종 공천이 갈릴 상황에서 무리하게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명분이 없다는 분석이다. 내년 총선 공천 심사의 기본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힘 관계자는 “당무감사는 내년 총선 전 긴장감 갖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형식적인 행사로 봐야 할 것”이라며 “당무감사 결과로 특히 현역의원의 대규모 인적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