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경쟁을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화이자,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 등재와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IC) 허가 승인을 위한 후속 절차 등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 중 한 곳과 리베이트 계약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1일 자사 홈페이지에 “지난달 말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를 미국 주요 PBM 중 한 곳의 공보험 시장에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하기 위한 리베이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한 PBM이 미국 3대 PBM 중 하나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PBM 등재를 위한 준비를 거의 다 했고 마무리 절차가 남았다는 뜻”이라며 “행정절차가 남아 있는데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리베이트를 협상하는 의약품 관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대행한다. 보험사를 대신해 처방약 목록을 관리하므로 PBM 목록 등재는 미국 의료보험 급여 체제에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휴미라 PBM 시장은 CVS케어마크(33%), 익스프레스 스크립트(24%),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 산하의 옵텀RX(21%)의 3개 대형 PBM이 시장의 약 80%를 점유한다. 이 중 CVS케어마크만 휴미라 바이오의약품 등재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3개 대형 PBM은 아니지만 지난달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가 PBM 프라임 테라퓨틱스 처방 권고 목록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중소형급 PBM으로 알려졌다. 하드리마는 미국 주요 사보험사 시그나헬스케어의 처방집에도 등재됐다. 이후 다른 PBM들과 협상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미국 파트너사인 오가논에서 PBM 등재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하드리마와 오리지널 약물 간 상호교환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 시험 결과 1차 평가 지표를 충족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관련 허가 승인을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사가 가격 전략을 각기 다르게 설정한 것도 눈길을 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하드리마의 제조사도매가격(WAC)을 오리지널 대비 85% 낮은 1038달러로 책정해 초저가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경쟁하는 8개 업체 중 최저가다. 수많은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중요시하는 공보험 등재를 겨냥한 것이다.
셀트리온 유플라이마는 오리지널 휴미라 대비 단 5% 낮은 6576달러로 책정했다. 고가 전략이다. 약가를 높이면 마진이 많이 남아 리베이트 재원이 늘고 PBM과 협상시 유리하다.
미국 약값은 시장경쟁원리에 따라 결정되는데 시장가격이 높을수록 연방정부 의료 재정 부담이 커진다. 공보험에서 의약품 지출 규모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정부는 재정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공보험에 포함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어떤 제품일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저가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대전은 단기간이 아닌 '마라톤 경기'”라며 “6~9개월 뒤 성과를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말이 되면 시장에서 어떤 제품이 경쟁력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 관계자는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처방데이터가 잡히지 않는다”며 “최소 분기에서 반기는 지나야 시장규모나 각 사 처방데이터 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