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에 한국은 '커팅 엣지 컨트리'입니다. 최첨단 기술을 주도하며 기술 상용화가 끝단에서 가장 먼저 이뤄지는 나라입니다. 인더스트리 4.0 시대 선두에 있는 한국에서 차세대 네트워크 생태계 구축을 함께 이뤄나가겠습니다.”
한효찬 노키아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6세대(6G) 이동통신과 오픈랜(개방형무선접속망), 5G 특화망(이음5G) 등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 선점을 위한 한국 정부의 'K-네트워크 2030' 전략에 노키아도 핵심 파트너로 참여 중”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하반기부터 이통3사 5G 기지국에 64TRx 매시브 다중 입출력 안테나(MIMO)를 공급한다. 빔포밍 기술이 적용됐으며 400㎒ 순간 대역폭을 지원한다. 기존 제품군과 비교해 무게와 전력 소모를 30% 줄였다. 한 CTO는 “차세대 SoC 반도체 칩셋(리프샤크)으로 구동되는 '하브록'을 국내 이통사 5G 기지국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오픈랜 시장에도 적극 뛰어든다. 노키아는 외국계 기업 중 유일하게 한국 오픈랜 민관협의체 'ORIA'에 공동의장사로 참여했다. 한 CTO는 “노키아는 글로벌 오란(O-RAN) 얼라이언스 11개 워크그룹 중에 개방화·가상화(vRAN)·지능화(RIC) 등 3개 주요 워크그룹 공동의장을 맡은 오픈랜 리더십을 갖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는 5G 특화망 사업을 강화한다. 국내 주요 제조사와 사무 자동화, 공장 자동화를 위한 특화망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금융·교육 분야에서도 기업간거래(B2B) 네트워크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 CTO는 “엔터프라이즈 경우 글로벌 평균보다 한국에서 성장률이 더 높다”며 핵심 성장 동력으로 기대했다.
5G 시장에서도 성장 동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국내 5G 통신 환경이 LTE를 연계한 비단독모드(NSA)에서 5G망만 활용하는 단독모드(SA)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CTO는 “5G 핵심은 eMBB(초고속)·URLLC(초저지연)·mMTC(초연결)이지만 지금의 NSA로는 속도 지원만 가능하다”며 “스마트공장 등 B2B 영역에서 진정한 5G 활용을 위해서는 SA 전환이 이뤄져야 하며 해당 기술력을 갖춘 노키아에게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지·고무를 팔던 노키아는 케이블을 만들며 통신업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로 발돋움했다. 2013년 휴대폰 사업을 정리한 후에는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이자, B2B 서비스 공급자로 정체성 확립에 성공했다.
한 CTO는 노키아 핵심 전략으로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통신 패러다임이 개인간 연결에서 개인과 네트워크간 연결로 바뀌면서 개방화를 통한 협력 생태계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통신사와 중소기업과 협력 모델을 구축해 미래 통신 기술 진화를 함께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