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해양방사능 감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총장 김이환) 학생·교원이 해수 방사능을 기존 대비 두 배 빠르고 간편·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를 개발했다. 상용화까지 이뤄졌다.
UST-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원장 주한규) 스쿨(이하 UST-KAERI 스쿨)의 김가현 석사과정생(방사화학 및 핵비확산 전공)이 1저자, 김현철 지도교수(원자력환경실 책임연구원)가 이룬 성과다.
주요 감시핵종인 '스트론튬-90(90Sr)' 분석은 그 과정에 유해 화학약품 사용이 필요하고, 분석 소요시간은 3주 이상 걸린다. 분석자 역량에 따라 정확도도 갈린다.
연구팀은 이를 개선하고자 '이트륨-90(90Y)'을 측정하는 간접확인법을 고안했다. 90Sr은 시간이 지나면 90Y로 변하는데, 20일이 경과하면 두 물질 방사능 수치가 같아진다.
연구팀은 이 특성에 착안해 90Y을 흡착하는 수지, 자체 개발한 자동핵종분리장치(KXT-H)를 이용해 이90Sr 방사능 수치를 간접 확인하는 방법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기존 분석법 대비 소요시간이 10분의 1 수준이어서 주목받았다.
이번 연구성과는 더 진일보한 분석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자체 개발한 대용량 해수 전처리 장비를 활용해 소요시간을 이전대비 반으로 줄였고, 투입 해수에서의 90Y 회수율도 90% 수준으로 개선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위드텍에 이전돼, 올해 'SALT-100'이라는 장비로 상용화됐다. SALT-100은 현재 한국수력원자력 한빛발전소, 경북대,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에 납품됐다.
개발 분석법과 장비를 이용하면 해수 50ℓ를 기준으로, 3시간 내 전처리 과정을 거쳐 다음 날 90Sr 방사능 결과값을 얻을 수 있다. 분석자 개입도도 훨씬 줄어든다.
김가현 학생은 “해양방사능 감시.대응 역량 강화를 목표로 박사과정에서 더욱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해 원자력의 발전적 운영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현철 교수는 “이번 성과는 방사능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하면서도 비용은 줄여 우리나라의 국가적 대응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세슘-137 분석을 기존 3일에서 1일로 단축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관련 연구 논문은 해양-담수 생물학 분야 상위 1.7%(JCR DB) 저널인 마린 폴루션 불레틴 8월호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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