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동 주택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홈(AI@Home)' 산업을 본격 육성한다. 제로트러스트 등 보안 우려 해소 정책도 병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신시장 창출과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지능형 홈(AI@Home) 구축·확산 방안을 발표했다.
지능형 홈은 가전·조명·출입문 등 가정 내 기기를 단일 글로벌 표준으로 연결하고, AI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국현 과기정통부 디지털기반안전과장은 “기존 스마트홈은 월패드나 AI 스피커 중심 제한적 기능만 제공했다”면서 “반면 글로벌 시장은 생성형 AI와 접목해 지능형 홈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민간 주도 지능형 홈 협업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한다.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건설·소형기기·가전·AI 등 관련 기업·기관 간에 협업하는 생태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1단계로 글로벌 표준(매터)를 적용한다. 이를 통해 가전, 조명, 시건 장치, 환풍기, 냉난방장치 등 가정 내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에는 건설·가전 기업 등이 서로 다른 규격 표준을 채택해 자유롭게 기기를 연결하고 활용하기 힘들었다.
2단계로는 혁신 기술인 생성 AI, 가정용 로봇 등을 활용해 자율 작동하는 글로벌 선도 지능형 홈 실증을 추진한다. 국민이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민간 인증(3등급제)을 신설하고, 국내 건설·가전·기기 제조·AI 기업이 참여하는 '지능형 홈 얼라이언스'를 연내 출범한다.
김국현 과기정통부 디지털기반안전과장은 “이용자 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 출시·도입이 촉진될 것”이라면서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지고, 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 복지도 두터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능형 홈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수출 지원 △애프터마켓 육성 △유무선 홈네트워크 고도화도 병행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글로벌 지능형 홈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3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먼저 글로벌 표준 '국제공인시험소'를 올해 국내에 구축한다. 이를 거점으로 글로벌 표준 단체, 미국·유럽연합(EU) 등 지능형 홈 주요국과 교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제 표준 공동 개발과 대응도 추진한다. 지능형 홈 기술 지원센터 구축과 유망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주요 전시회 참가를 지원한다.
애프터마켓 생태계도 조성한다. 이용자가 기축 주택에서도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쉽게 구매해 지능형 홈을 구축토록 지원하는 것이다. 지능형 홈 구축 방법을 모르더라도 이용자 요구에 맞춰 기기 배치와 설치 등을 설계·시공해주는 '스마트 인테리어 산업'도 육성한다. 경쟁력 있는 기기가 개발되도록 컬러 디바이스 개발과 실증도 지원한다.
지능형 홈 서비스 기반인 데이터 구축과 네트워크 고도화도 추진한다. 지능형 홈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학습용 데이터가 필요하다.
특히 가정 내에서 초저지연, 초연결 서비스가 활성화되도록 고용량·고속 무선 네트워크인 와이파이(WiFi) 6E 활용을 확대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기술기준을 개정해 오는 2024년부터 차세대 WiFi 7 도입을 추진한다. 유선망은 신축 건물에 광케이블 구축을 전면화한다. 통신국과 지역 허브를 연결하는 간선망이 100% 광전환되도록 투자를 촉진한다.
김국현 과장은 “지능형 홈 핵심은 생성형 인공지능이기 때문에 기반이 되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할 것”이라며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해 WiFi 6E 활용을 확대하고, 차세대 WiFi 7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은 대폭 강화한다. 누구나 안심하고 지능형 홈을 사용토록 △제로트러스트 실증 △고급 보안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양성 △보안 인증 강화·보안 취약점 신고 포상제 운영을 추진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능형 홈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표준화를 주도하면서 서비스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에서는 글로벌 시장 전환기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표준을 적용한 선도적 지능형 홈 모델·서비스 발굴과 이용활성화를 위한 애프터마켓 등 신시장 창출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능형 홈은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우리 삶을 더욱 편리하게 바꿀 것”이라며 “현장 의견을 듣고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