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日 오염수 저지 'UN 인권이사회 진정서' 서명…“尹, 반대 밝혀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 우원식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서명서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 우원식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서명서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국제 사회에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아울러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오염수 방류 반대와 대안 검토를 공식 요청했다.

이 대표는 9일 국회 본청에서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UN 인권이사회 진정서에 서명했다. 이날 서명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과 조정식 사무총장 등 당지도부가 함께했다.

한미일은 오는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정상회담 이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점의 구체적인 일정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오염수 방류가 한미일 정상회담 의제로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당내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총괄대책위원회(오염수 대책위)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연대와 국내 여론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방침이다. 특히 UN인권이사회에 진성서를 함께 제기하기 위한 진정단도 모집한다.

우원식 오염수 대책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믿고 우리 국민과 바다의 안전을 맡길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라며 “오염수 방류는 국제해양법, 런던협약 등 국제 규범을 위반하는 행위이자 자연환경·인간 생명에 대해 위협을 하는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사실상 윤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진정서 서명 이후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달 말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전은 뒷전”이라며 “한결같이 일본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일본의 결정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의 안전을 일본의 결정에 맡길 것이라면 대한민국 정부가 왜 존재하나”라고 반문한 뒤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은 방류 반대 입장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해양 투기 대신 국제 사회가 비용을 분담하는 다른 방식으로 오염수를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일본이 핵 오염수를 해양방류하는 것은 비용 때문”이라며 “돈이 아까워서 이웃 국가와 전 세계에 피해를 준다고 하니 그 비용을 차라리 주변국과 함께 부담하고 콘크리트 등 기타 방법을 통해 이를 해양방류하지 않도록 제안해주길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에 따른) 직간접적인 피해를 생각하면 처리 비용은 많지 않다. 이게 미래 세대 안정과 국민 먹거리를 걱정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