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양자내성암호(PQC) 전용회선 서비스 상용화 1년 만에 수주액 60억원을 달성했다. 보안 민감도가 높은 공공기관·연구소 등 기업고객(B2B) 상대로 거둔 성과다. 회사는 정부의 '한국형 양자암호 마스터플랜'에 맞춰 PQC를 개인고객(B2C)까지 확산·보급하고 핵심 신사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PQC 전용회선 출시 후 공공·의료·클라우드 분야에서 고객 유치에 성공하며 약 60억원을 수주했다. 올 들어 매출이 작년보다 3배 이상 커지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별도 장비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 가능한 경제성을 앞세워 빠르게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4월 세계 최초로 PQC 전용회선을 내놨다. PQC는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해킹 공격에도 뚫리지 않는 암호기술이다. 양자컴퓨터로 해독하는 데 수조년이 소요되는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든 양자암호 시장에서 단기간 내 매출을 끌어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별도 하드웨어 장비가 필요한 양자암호키분배(QKD) 방식보다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점을 앞세워 공공·민간 수주를 잇달아 따냈다.
개인정보·금융정보를 다루는 금융기관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는 게임·플랫폼사, 국방, 공공기관 등이 주요 수요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PQC 전용회선을 선제 구축한 곳은 주로 국가 안보나 전국민 대상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이라며 “현재 금융기업,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도 PQC 전용회선 구축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양자암호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한다. 정부가 지난달 국내 암호체계를 PQC로 전환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양자암호 사업에도 가속이 붙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정보원은 한국형 PQC 표준화를 추진, 2035년까지 산업 전반에 확산·보급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발맞춰 PQC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 먼저 시장 내 수요가 확인된 전용회선 분야에서 기존 10GB 외에 1GB, 100GB 등 다양한 속도 서비스를 연내 상용화한다. 응용 애플리케이션(앱) 및 단말장비 관련 개발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기관과 시범서비스 운영을 통해 검증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신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등 양자암호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성율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장은 “이번 정부의 양자암호 전환 계획이 실행되면 향후 B2C 분야에서도 양자암호 기술을 선보이는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며 “클라우드 접속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곳에 PQC 기반 보안 체계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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