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메모리(HBM) 전쟁이 시작됐다. HBM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탑재되는 필수 메모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주요 AI 반도체 기업 경쟁에 메모리 업계까지 뜨겁게 달궈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생산 능력을 두배로 확대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AI 반도체 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HBM 수요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HBM 시장은 작년 5억200만달러에서 2027년 13억2400만달러로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HBM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이다. 이 때문에 HBM 수요·공급 관점에서 양사 투자 전략은 초미의 관심사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도 만만치 않다. HBM 투자 확대는 소부장 공급망 강화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후공정 분야가 주목된다. HBM은 D램을 쌓는 적층 기술이 핵심인 만큼 패키징 등 후공정 기술이 중요하다.
HBM은 첨단 패키징 산업 중요성을 한층 부각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첨단 패키징을 담당하는 천안 공장과 이천 공장 중심으로 설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김정호 KAIST 교수는 “생성형 AI 등장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 수요가 급증했다”면서 “AI가 발전할 수록 HBM 수요는 더욱 커지기 때문에 단수 적층 등 기업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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