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 스타트업이야기]시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 스타트업

박항준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박항준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졸업생의 석사과정에 대한 진로상담을 해줄 때 일이다. 미래 전공분야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전공이 문과계열인 학생에게는 이과계열을 추천했다. 이과계열 학생에게는 법학석사나 경영학석사를 추천했다. 즉, 학문의 교차 수료를 바랐다. 넘버원(number one) 보다 온리원(only one)을 추구하는 진로의 확장성이 교차수료의 1차 목적이기도 했지만 궁극적 목적은 상호 지식의 보완에 있었다.

인문학적 지식에만 빠져 과학을 등한시하는 지도자는 감정적이고 환상주의에 빠지기 쉽다. 반면, 과학적 지식에만 몰두한 지도자는 인류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교차수료를 추천하는 이유는 21세기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탄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20세기까지 인간의 학문은 지리학, 법학, 행정학, 사회학, 심리학, 언어학, 경제학 등으로 지나치리만큼 세분화되어 왔다. 세분화가 학문의 고도화를 이끈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세분화된 학문간 사일로(silo)로 학문간 갈등과 상호교류단절, 철학이나 물리학, 수학 등 기초학문이 가벼이 여겨지는 단점도 있었다.

이제 인문학과 과학이 융합되는 시기다. 2000여 년 전 세상이 지금처럼 바뀌었을 때 고대 철학자들이 물리학자이연서 수학자였다는 점을 주목해 보자. 그들은 세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법칙과 원리를 찾아내는 메타인지 능력을 갖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시기에 필요한 인재는 융복합적 창의인재임이 틀림없다. 새로이 포맷된 노트에 밑줄을 그을 시대철학을 만들고 이를 실천할 혁신성을 가진 창의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반면, 법인격을 가진 스타트업도 시장 구성원으로 필요로 하는 21세기형 인재다. 창의적 스타트업이 만들어지려면 창의적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도 자기 철학 즉, 시대정신이 필요하다. 최근 ESG나 사회적 경제를 목표로 하는 기업이 명확한 자기 목표를 가지고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스스로 스타트업의 발전과 피벗(pivot) 시에 중요한 힘이 된다.

더불어 스타트업은 자기만의 시장인 메타버스 영역을 창조해야 한다. 바로 게임체인처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흔히 '넘버원' 전략과 대비되는 '온리원'전략을 시장선점 기업이나 대기업과의 전면전을 피하는 회피전략으로 오인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제로섬시장에서 '틈새전략' 일뿐이다. '온리원 '전략은 철저하게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게임체인저가 추구해야 하는 당당한 신시장 개척 전략이다.

지금까지 성공한 스타트업이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만의 메타버스 시장을 개척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정신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몇 혁신기업이 신규 사업을 확장할 때마다 시장과 부딪히고, 대중으로부터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혁신을 시대정신으로 오인해 왜 혁신을 막느냐고 '붉은 깃발 법'을 운운하며 규제와 시장을 비난한다. 그러나 시장이 규제로 사업 확장을 방해하고, 대중이 기업을 존경하지 않는 이유는 혁신이 곧 시대정신은 아니기 때문이다.

메타인지를 통한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융복합 혁신을 통해 새로운 '온리원' 시장을 창조하는 게임체인저형 모델이 바로 앞으로 우리 시장을 이끌 스트타업이 갖춰야 할 역량이라 하겠다. 더불어 혁신형 스타트업을 구성하는 필요 인재 또한 스타트업이 제시한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흡수할 수 있는 메타인지능력을 가진 이어야 한다. 스타트업 구성원이 같은 시대철학과 목표를 가지고 하나가 된다면, 이 스타트업도 시장과 하나가 될 것이다. 이로써 진정한 혁신이 완성되는 것이다.

박항준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dhnawoo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