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가 10일 올 상반기 벤처투자가 유동성 확대로 투자가 활발히 일어났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4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0.3% 하락한 것에 비해 감속 폭이 줄어들었다.
기자가 한 달 전 쓴 기사를 찾아봤다.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다. 하락 폭에 비교적 큰 차이가 발생했다. 투자 혹한기 속 회사 기술을 알리고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거는 벤처·스타트업 대표들에겐 예민한 수치다.
25%포인트(P)라는 차이가 난 이유는 정부의 투자 실적 발표 기준이 분기 단위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민간 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매월 초 전월 스타트업 투자 실적을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언론 보도를 토대로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를 수집한다. 벤처·스타트업이 전하는 투자 유치 소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민간 영역은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스스로 소식을 알리지 않으면 확인하기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같은 기간의 투자 실적을 두고 상이한 숫자와 기사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스타트업 투자가 올해 처음 8000억원을 돌파한 5월에는 월말에 투자 유치 소식이 집중되는 바람에, 투자 급감부터 올해 최대까지 매체별로 상이한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는 오래전부터 정부의 정확한 벤처투자 집계를 요구해왔다. 이번 상반기 투자 발표도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 후속 조치로 중기부 소관인 창업투자회사·벤처투자조합과 금융위 소관인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술사업투자조합 투자 실적을 포함해 이뤄졌다. 이전까지는 창투사와 벤처투자조합 투자 실적만 발표했다. 절반만 정확한 통계였던 셈이다.
이번 중기부·금융위 통합 벤처투자 발표를 넘어 기존 분기별 집계에서 월별 집계 전환과 발표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상반기 벤처투자 통계는 앞으로 있을 벤처투자 정책의 토대가 된다. 월별 투자 실적 발표가 이뤄진다면 시장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기민한 정책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 협력 네트워크도 매달 자체 집계할 수 있는 것을 정부는 분기별 데이터를 한 달이나 늦게 발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달 19일 국회에서는 벤처·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현안 대토론회가 열렸다. 자주 언급된 사례는 1분기 벤처투자 60% 감소였다. 정확하고 투명한 데이터가 혹한기를 타개할 벤처·스타트업 투자 정책 토대가 된다. 이번 중기부·금융위 통합 발표를 계기로 시장·업계 요구에 부응하는 투자 집계 발표가 이어지길 바란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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