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차이나 리스크 대비하자

중국 경기 지표가 심상치 않다. 현지 소비자 물가가 2년 5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7월 중국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0.3% 하락했다.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반증이다. 현지 실업률도 올라가고 있다. 중국의 해외 수출도 작년같은 기간대비 14.5% 줄었다. 공장라인은 멈추고 구직난도 심화된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수식어는 명성을 잃어간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취업을 포기한 중국 젊은이 영상이 부쩍 많아졌다. 중국청년 10명 중 2명은 실업자다.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 움직임 역시 불확실성을 높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 중국 첨단 산업분야에 대한 미국 자본 투자제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규제와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기업은 물론 다국적 기업의 동남아시아 이동은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중국 의존도는 상당하다. 원부자재를 수입하거나, 완제품을 수출하는 규모도 매우 크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의 50% 전후를 차지한다. 중국 상황이 나빠지면 우리나라 성장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전후방 산업이 톱니바퀴처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7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99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무려 25% 줄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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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의 주요 변수로 중국을 지목했다. 지금부터라도 중국발 디플레이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꼼꼼하고 착실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도 사실상 '불황형 흑자'에 가깝다. 수출 지역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에 대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차이나 리스크 대비에 만전을 기할 시점이다.

김원석 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