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이차전지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에코프로가 자리해 눈길을 끈다. 특화단지로 지정된 4개 지역(청주, 포항, 새만금, 울산) 중 3곳이 에코프로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청주는 에코프로 본사가 위치한 곳이자 양극재 생산과 연구개발(R&D) 거점이다. 포항에는 원료부터 전구체, 양극재, 리사이클링까지 밸류체인을 갖춘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가 구축돼있다. 새만금은 에코프로가 전구체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한 곳으로 양극재를 만드는 소재 공급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국내 이차전지 소재 회사 중 LG화학이 특화단지 선정 지역 중 청주와 새만금에 각각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거점을 마련했고,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는 각각 포항과 새만금에 거점을 두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청주(LG에너지솔루션), 울산(삼성SDI), 새만금(SK온) 등 특화단지 중 1개 지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종 업계에서 에코프로가 특화단지에 가장 많이 포진한 상황이다.
특화단지를 선정할 때 선도기업 유무, 신규 투자 계획, 산업 생태계 발전 가능성 등을 주요 평가 요소로 삼는다. 주요 기업 투자가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 에코프로의 선제적 거점 투자가 특화단지 지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청주는 지주사인 에코프로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의 거점이다. 창업주인 이동채 전 회장은 1998년 직원 한 명과 자본금 1억원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2002년 7월 오창과학산업단지에 터를 잡았다. 2008년 양극 소재 제1공장을 준공하면서 현재까지 오창에만 총 5개 양극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창에서는 연간 약 3만톤의 양극재가 생산된다.
지난해 8월에는 기술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오창에 'R&D 캠퍼스' 설립 구상을 발표했다. R&D 캠퍼스는 약 14만㎡ 규모로 수천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포항은 에코프로 양극재 밸류체인의 허브 역할을 한다. 에코프로는 양극 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 공정을 수직계열화하기로 하고 2016년부터 포항 영일만산단에 약 2조9000억원을 투자해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구축했다. 에코프로씨엔지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맡고, 전구체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수산화리튬 가공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엠이 담당한다. 공정에 소요되는 고순도 산소와 수소는 에코프로에이피가 공급한다. 양극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영일만산단 인근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약 21만평 부지에 양극 소재 생태계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해 포항캠퍼스 모델을 그대로 이식한다는 구상이다.
새만금도 에코프로 양극 소재 생태계 구축에 중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에코프로는 SK온, 중국 거린메이(GEM)와 총 1조21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이차전지 전구체 제조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연내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연간 약 5만톤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또 다른 특화단지인 울산에는 고객사인 삼성SDI가 자리잡고 있다. 포항의 에코프로이엠에서 생산된 양극 소재가 울산 삼성SDI로 공급된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