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사망자가 현재까지 93명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 중 하나로 기록됐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는 산불 발생 닷새째인 12일 기준, 사망자가 최소 9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번 하와이 산불은 미국에서 100여 년 만에 최악의 인명피해를 낸 산불 참사가 됐다.
앞서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패러다이스 마을에 산불이 번져 85명이 숨진 것이 근래 최악의 산불 피해였다. 하와이로 국한하면 1960년 61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를 뛰어넘는 하와이 역사상 최악의 참사다.
당국은 라하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대와 탐지견을 투입해 구조와 사체 수습을 개시했다. 전소된 집터마다 수색대가 다녀간 곳에는 주황색 'X' 표시가, 사람이 숨진 흔적이 있으면 유해를 뜻하는 'HR'(human remains) 글자가 남겨지고 있다.
추가로 연방 응급요원과 현역 군인 등이 수색 및 구조활동을 돕기 위해 마우이섬으로 이동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당국의 노력이 초기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사망자 수색과 생존자 구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실제로 존 펠티어 마우이카운티 경찰국장은 현재까지 수색을 위해 투입된 탐지견들이 대상 지역의 3%를 살피는 데 그쳤다며 “사망자 규모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고 수색 과정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지역 관계자들은 연방재난관리청과 태평양재난센터의 수치를 인용해 4500명을 수용할 대피소가 필요하다고 전했지만, 현재 당국이 준비하는 호텔 객실은 1000여 개로 이들을 장기 수용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는 라하이나로 통하는 도로를 정부가 봉쇄해 구호품과 기부금을 전달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오아후 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NBC 뉴스에 라하이나에 있는 가족의 집이 전소됐다며 “간단한 물병, 점심 한 접시까지 (봉쇄로 인해)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다. (라하이나에 있는) 우리 가족이 굶어가고 있다”며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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