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핀즈는 200억원 투자를 나흘만에 결정할만큼 빠르고 담대합니다. 종전 글로벌 기업과 다르게 민첩하지만 검사는 철저하고 깐깐합니다. 그 덕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최창영 유로핀즈케이씨티엘 대표는 모회사 유로핀즈가 빠르고 유연하면서도 인증기업으로서 깐깐함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유로핀즈는 1987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공인인증 시험기관이다. 유럽과 미국 공인인증시험기관이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스타트업 인증기관이다. 유로핀즈는 빠르게 성장했다. 설립 10년후 파리 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9조7000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인증업체 가운데 매출 기준 1위다. 2014년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22%에 이른다.
유로핀즈가 케이씨티엘을 인수한지 불과 2년여 만에 인증 분야에서 국내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도 유로핀즈의 투자 덕택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27년여간 근무하다 유로핀즈케이씨티엘로 옮기면서 본사 쪽에 선투자를 요청했다. 기존 케이씨티엘 시설로는 모바일 인증 분야에서 뚜렷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 대표의 요청에 유로핀즈는 200억원 투자를 단 나흘만에 결정하며 화답했다. 본사 결정에 힘을 얻은 최 대표는 수원 삼성전자 사옥 부근에 건물을 임대했고 이곳에 안테나와 전자파, 주파수 인증시험을 할 수 있는 장비와 챔버를 마련했다. 장비 구입에만 1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했다.
최 대표는 전문인력도 빠르게 충원했다. 신뢰성 높은 인증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 전문인력이 갖춰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 대표가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며 22곳 인증시험기관을 다 이용해보면서 느낀 게 인증기관 시설과 인력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보한 전문인력을 유로핀즈 본사 등에 파견해 교육과정을 거쳐 한국에 배치했다.
유로핀스와 함께 하며 유럽이나 북미 등 수출을 노리는 국내 기업에도 유리해졌다고 했다.
최 대표는 “과거 국내 인증만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수출을 해야하는 전자제품의 특성상 해당 지역 인증이 필수인 만큼 유로핀즈케이씨티엘을 통해 빠르게 인증을 함으로써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인증을 거쳐야 하는 수출품은 국내에서 유로핀즈 인증과 분석서를 받을 수 있어 대거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단계적으로 인증시장이 개방되는 것도 유로핀즈케이씨티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최 대표는 “인증은 상호호혜적인 성격이 강한데 최근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각국이 상호인증을 인정하는 단계에 있다”면서 “인증시장이 개방되면 규모나 속도는 물론 여러 지역에서 검증된 인증기관이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유로핀즈케이씨티엘은 본사의 강점인 헬스케어와 생명과학 분야 인증을 차기 먹거리로 꼽았다. 유로핀즈는 글로벌 제약업체와 의료·식품 분야가 주요 고객이다. 글로벌 매출의 80%가 이곳에서 나온다. 유로핀즈가 빠르게 성장한 것도 깐깐한 의료와 식품 분야에서 빠르게 자리잡은 덕택이다. 실제 유로핀즈가 사업을 시작한 배경도 와인 분석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서다. 이후로 유로핀즈는 식품·화장품·의약·생명공학·대기환경 등으로 인증 분야를 넓히며 성장했다.
최 대표는 “유럽 식약처 승인 업무를 내년부터 시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유럽에 제출할 리뷰를 국내에서 검증함으로써 국내 기업이 보다 빠르게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곘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