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오는 25일 개막하는 중국 청두모터쇼에서 차세대 전용 전기차 'EV5(프로젝트명 OV)' 양산형 모델을 처음 선보인다. 중국 현지에서는 EV5 디자인과 스펙 일부가 출시 전 공개되며 신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신식화부(MIIT)는 산하 기관을 통해 EV5 양산형 모델의 외관 모습과 일부 스펙 등을 담은 자료를 사전 공개했다. 현지 신차 출시를 위한 형식 승인 절차로, 이달 공개 후 11월 중국 옌청공장 생산이 예정됐다.
EV5는 EV6, EV9에 이어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기아가 개발한 세 번째 전용 전기차다. 차급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기아 스포티지와 비슷한 크기를 지녔다. EV5 차체는 전장 4615㎜, 전폭 1875㎜, 전고 1715㎜, 축간거리 2750㎜를 확보했다. 스포티지와 비교해 전장은 45㎜ 짧지만, 전폭은 10㎜, 전고는 55㎜ 길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EV5 양산형 모델은 앞서 기아가 올해 3월 선보인 EV5 콘셉트카 디자인 요소를 대부분 그대로 구현했다. 전체적인 외관은 EV9 모습이 연상된다. 전면은 EV9처럼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를 바탕으로 별자리에서 영감을 얻은 스타맵 시그니처 램프를 적용하고 범퍼 하단에 은색 스키드 플레이트를 배치했다.
측면은 역동적 박스형 실루엣에 테크니컬한 디자인의 휠 아치가 조화를 이뤄 개성을 강조한다. 공기역학을 고려해 설계한 매립형 도어와 21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휠도 장착했다. 후면 테일램프 역시 기아의 최신 디자인 기조인 'ㄷ'자 형상을 적용했다.
일부 스펙도 공개됐다. EV5는 160㎾ 전기모터를 갖춰 최고출력 217마력, 최대토크 31.6㎏·m를 발휘한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후륜 멀티링크 방식을 채택했다.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 가격 등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여 테슬라 모델Y 등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는 “EV5는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500㎞ 이상을 목표로 한다”면서 “가격을 5000만원 미만으로 낮춰 테슬라 모델Y 등 현지 인기 전기차와 경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아는 애초 EV5를 중국 전략형 모델로 개발했으나,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투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판매용에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해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3월 “EV5가 중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국내에도 EV5를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