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신중한 접근 필요성을 제기했다. 글로벌 규제를 따라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면 글로벌 디지털 패권 전쟁에서 우리나라 플랫폼 기업들이 고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플랫폼의 역량과 처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없이 포털과 검색 등 토종 플랫폼이 글로벌 빅테크와 치열하게 경쟁·성장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EU)에서 5월부터 시행된 디지털시장법(DMA)과 비슷한 규제를 국내에 도입·검토하고 있는 정부 정책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과 우리나라 시장의 다름을 무시한 벤치마킹이 자칫 우리나라 플랫폼 고사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유럽 규제가 본연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검증된 바 없다는 논리다.
규제 신설과 도입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규제가 만들어지면 아예 없애거나, 수정하는 게 어렵다. 정부는 그동안 규제개혁을 통한 성장을 지향한다고 했지만, 경직된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특히 해외 경쟁자는 빠져 나가고 토종 플랫폼만 규제 대상이 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플랫폼 규제가 필요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심사숙소해야 한다. 흔히 규제를 창의력을 옭아매는 덫이라고 한다.
중요한 건 경쟁력이 검증된 우리나라 플랫폼의 창의력을 가로막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우리나라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규제보다는 선행돼야 한다. 손발은 묶어놓고 왜 못뛰느냐고 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