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마지막 행성 '해왕성'의 구름이 관측 이후 점점 옅어지더니 2019년에는 없어진 것처럼 거의 사라졌다. 천문학자들은 해왕성 구름의 급격한 변화가 태양 활동 주기와 관계 있다고 설명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대학교(UC) 버클리가 이끄는 천문 연구팀은 미국 하와이 W. M. 켁 망원경과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수집한 1994년부터 2022년까지의 해왕성 이미지를 통해 구름 활동을 연구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이카루스에 공개했다.
1994년과 2022년까지 기록된 이미지를 보면, 해왕성 표면을 덮고 있는 하얀색 구름이 희미해졌다가 짙어지기도 한다. 특히 지구로 따지면 중위도 부근에서 이 같은 구름의 변화가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임케 드 파터 UC 버클리 천문학 명예 교수는 “해왕성에서 구름이 얼마나 빨리 사라졌는지 확인하고 매우 놀랐다”며 “몇 달 안에 구름 활동이 감소한 경우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해왕성 구름의 변화가 태양 주기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태양은 불타오르는 땅 덩어리라기 보다는 전하를 띤 입자들로 이뤄진 거대한 바다에 가깝다. 출렁이는 바다처럼 흘러다니며 구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뀐다. 특히 11년 주기로 일종의 '재설정'이 이뤄지며 자기장이 뒤집힌다. 북극과 남극이 뒤바뀌는 것이다.
재설정이 일어나는 동안 자기장 외에도 많은 것이 바뀐다. 예를 들어 태양 플레어의 수와 강도가 증가하며 우주로 강력한 방사선을 방출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강력한 플레어가 지구의 인공위성 활동을 방해하는 것처럼 태양계 끝에 있는 마지막 행성 해왕성의 구름도 변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해왕성과 태양의 평균 거리는 약 45억km로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에 약 30배 멀리 떨어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태양이 강한 자외선을 방출하고 약 2년 후에 해왕성에 많은 구름이 나타났다. 메탄 함량이 높은 해왕성의 대기에 자외선이 도달하면서 광화학적 반응이 일어나 구름이 많아지는 것이라는 추정이다. 구름이 많을수록 반사되는 햇빛이 더 많기 때문에 망원경에 해왕성이 더 밝게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태양 활동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2020년 사진에서는 희미했던 해왕성의 구름이 작년과 올해 촬영된 사진에서는 다시 많아진 것이 확인됐다.
파터 교수는 “지구의 망원경으로 25억 마일 이상 떨어진 세계의 기후를 연구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면서 “해왕성뿐만 아니라 외계 행성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