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전 세계 10대 신규 해조류 시장이 2030년까지 성장을 거듭해 최대 11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탄소중립과 여성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 식량자원으로 평가, 다국적개발은행(MDB) 차원에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WB은 최근 '글로벌 해조류 신흥 시장 보고서(The Global Seaweed New and Emerging Markets Report 2023)'를 발표하고 이같이 예측했다.
현재 양식 해조류 대다수는 인간이 직접 소비하거나 양식용 사료로 쓰인다. 미래에는 섬유와 플라스틱과 같은 부문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하고 탄소를 격리하는 블루푸드(Bluefood) 테크로 각광 받을 전망이다. 또한 여성 등 해안지역 주민들의 수입을 창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WB를 비롯한 MDB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양식 해조류의 98%가 소수 아시아 국가에서만 생산돼 향후 전 세계적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WB는 세계 10대 신규 해조류 시장이 2030년까지 지속성장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생물 자극제, 동물 사료, 애완 동물 식품, 메탄 감소 첨가제 등 시장규모가 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중기적으로 영양 보충제, 대체 단백질, 바이오 플라스틱, 직물 등 시장이 6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해조류 관련 의약품, 건설자재 시장이 1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WB 관계자는 “미역 양식은 개발, 기후, 자연이 어떤 방식으로 협력해 가치를 창출하고 공동체를 강화하는지 보여준다”면서 “해조류 양식은 합성 비료의 대안일 뿐만 아니라 식량 안보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WB은 (개도국) 국가들이 기존 식량 시스템을 전환해 주민, 지역경제 나아가 지구촌 위한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도 정부, 민간, 연구소 등 전방위적으로 해조류 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정부는 지난 5월 '글로벌 시장 선도 K-블루푸드 수출 전략'을 공개하고, 해조류 기반 대체육 기술 개발 지원 계획을 밝혔다. 풀무원은 해조류 육성·양식 등 푸드테크 분야에 투자해 실제 제품도 출시했다. 포스텍은 해조류에서 유래한 천연 탄수화물과 인체 무해한 가시광선을 이용해 세포 생존율과 해상도가 높은 바이오잉크를 개발했다.
WB는 해조류가 공급 물량, 품질, 일관성이 부족해 가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기후와 환경적 이점이 있어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환이 가속화하며 '친환경' 제품 선호도가 커져, 많은 기업들이 수익 창출차원에서 지속 가능한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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