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3조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조4637억원,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은 9429억원이다. 이를 합한 총액은 3조4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연수익은 최초 매출 거래 시점에 마일리지 금액을 수익으로 환산하지 않고, 추후 마일리지 소진 때 인식되는 수익을 의미한다. 재무제표상 부채로 간주하며 이연수익 금액만큼 마일리지가 쌓여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말 이연수익과 비교해 대한항공은 2조1951억원에서 12.2%, 아시아나항공은 7057억원에서 33.6% 각각 증가했다. 두 회사 합산 기준으로는 2조9008억원에서 17.4% 늘었다.
코로나 시기 마일리지 유효기간 연장 등으로 이연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하늘길이 막힌 상황을 고려해 2020∼2023년 소멸 예정이던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최대 3년까지 연장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를 축소하고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권 운임 일부를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는 캐시 앤 마일즈를 운영 중이다. 지난 10일부터 마일리지 사용 한도를 운임의 최대 20%에서 30%(세금·유류할증료 제외)로 늘렸다. 아시아나항공은 동남아시아와 일본, 시드니, 호놀룰루 등 다양한 노선에서 마일리지 환급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합병 절차가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사용 서비스 확대가 통합 준비 과정에서 부채를 줄이려는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