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계 첫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현장 가보니

차세대 기술 '세포배양 방식' 적용
500만도즈 물량 생산 한창
23일 첫 출하, 10월까지 생산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에서 세계 첫 세포배양 방식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가 포장 작업을 거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에서 세계 첫 세포배양 방식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가 포장 작업을 거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2021년 중단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2년 만에 재개했다.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세포배양 방식 4가 독감백신으로 전통적 유정란 배양 방식 백신과 경쟁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경북 안동 L하우스에서는 국내 시장에 공급할 스카이셀플루 생산이 한창이었다. L하우스에서는 원액생산-완제생산-QC(품질관리)시험의 3단계에 걸쳐 백신을 생산한다. 23일 첫 출하를 시작했으고, 10월까지 생산하게 된다.

스카이셀플루는 생산동 L1 내 스위트 5·9번에서 생산한다. 최근 완제 생산을 거의 마무리해 포장 작업이 한창이다. 스위트 5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을 생산했는데, 라인을 변경해 올해 스카이셀플루를 재생산하고 있다. 생산라인 변경 작업은 약 두 달에 걸쳐 이뤄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처음으로 세포배양 방식 독감백신을 상용화했다. 연구 수준을 넘어 실제 상용화까지 도달한 첫 사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생산세포를 증식시켜 세포에 바이러스를 주입해 배양증식한 후 바이러스만 분리해내는 세포배양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세포 배양기 벽면은 물론 배양액에서도 세포가 배양될 수 있도록 해 배양된 세포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특허 기술을 확보했다. 수율과 가동률을 높인 핵심 기술로 세계서 유일하게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 공장장(부사장)은 “세포배양방식은 준비된 세포에 바이러스를 주입해 분리시킬 수 있어 유정란에 적응한 변이가 나오지 않아 백신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생산단가를 명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생산설비 감가상각 등을 감안하면 유정란 배양 방식보다 생산 안정성은 높고 생산단가도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프리필드시린지형 스카이셀플루를 생산 직원이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프리필드시린지형 스카이셀플루를 생산 직원이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생산에서는 셀의 몸집을 점진적으로 키우는 세포배양공정이 핵심이다. 1㎜에 못 미치는 셀 크기를 5배, 10배로 키워 한 배지당 2000리터 수준으로 키운다. 통상 37일~40일이 걸리는데 유정란 배양 방식 대비 세포배양 시간을 당길 수 있다.

이날 안동공장은 주사기 형태 프리필드시리지 포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건너편 방에서 0.5㎖ 용량 백신을 시린지에 충전하면 시린지 정렬기를 타고 시린지가 하나씩 이동한다. 이물검사와 외관불량을 검사한 후 로드 삽입과 제조번호 등이 표기된 라벨이 자동 부착된다. 각 단계마다 카메라로 시린지 파손 여부, 라벨 부착 등이 제대로 됐는지 실시간 비전검사가 이뤄진다. 시린지 모양으로 성형한 케이스와 박스 포장 등이 끝나고 마지막 단계에서 총 중량 123.85g이 정확한지 여부를 체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국내에 약 500만도즈(1회 접종량=1도즈)를 공급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초 안동공장 QC(품질관리) 팀에 mRNA 시험실을 신설했다. 작년 10월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와 mRNA 백신 개발에 협력한 후 플랫폼 연구에 돌입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일본 뇌염 백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안동=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