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박물관에서 1500점 이상의 유물이 도난당하거나 손상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사라진 일부 유물들은 온라인에서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1일(현지시간) 영국박물관 직원 한 명이 수년간 1500점 이상을 절도 혹은 파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기원전 15세기로 거슬러 가는 유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박물관은 도난품 규모와 세부 내용에 관한 공개를 거부하고 있으며, 관장 사임에 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물이 도난된 사실은 최근에서야 밝혀졌으나 앞서 한 미술상이 박물관 측에 도난이 의심된다는 경고를 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술상인 이타이 그라델은 2021년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영국박물관 소장품 중 3개가 올라온 것을 봤다며 박물관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박물관으로부터 도난 사건은 없었다는 답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 런던 경찰국 미술 및 유물팀장 딕 엘리스는 “박물관이 경고를 받은 뒤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 같다”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도난품이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헐값에 팔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2만5000∼5만 파운드(약 4300만∼8500만원) 상당의 로마 시대 유물이 40파운드(약 6만8000원)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박물관은 지난주 해당 사건이 보도된 후 직원 한 명을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30년 이상 근무한 지중해 문화 담당 큐레이터로, 박물관이 해고된 직원에 관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고 자체 보안 검토를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그가 절도 용의자로 확인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난품이 올라온 영국 사이트 이베이 측은 “경찰에 협조하고 있다. 우리는 장물 판매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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