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렌털사업이 대형가전 공략에 성공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연간 목표인 9000억원대 진입을 넘어 1조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신규 가전 구독 모델인 'UP(업) 가전 2.0'과 연계한 품목 확대, 해외 시장 공략까지 성과를 내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LG전자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렌털 사업 부문 매출은 4348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3685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성장 배경으로는 '대형가전 중심 렌털 전략'이 꼽힌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소형가전 중심인 국내 렌털 시장에서 에어컨, 건조기 등 대형가전 공략에 힘을 실었다. 대형가전 판매단가가 높은 만큼 매출은 물론 수익성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대형가전 렌털 계정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0% 증가했다. 금융리스 상품 매출 급증 역시 단가가 비싼 대형가전을 장기약정하려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하반기에도 품목 확대와 신사업 추진, 해외 시장 공략 강화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성장을 기대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에 세탁기, 워시타워, 냉장고를 렌털 품목으로 추가했다. 최근에는 김치냉장고, 무선청소기까지 확대하며 렌털 총 품목을 17개까지 늘렸다. 대형가전 렌털 전략 강화 일환이다. 하반기 신규 품목 중심으로 고객 유치에 집중, 수익 다각화를 꾀한다.
지난달 공개한 'UP(업)가전 2.0'이 렌털 사업의 성장엔진이다. UP가전은 3~6년 간 렌털로 구매하되 다양한 외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와 연계한 게 특징이다. 현재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4개 제품군에서 각 1가지 모델로만 출시됐다. LG전자는 하반기 UP가전 출시 모델을 늘릴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렌털 사업 확대도 하반기 호재다. LG전자는 연말까지 말레이시아에서 기존 정수기 외에 공기청정기, 에어컨, 스타일러까지 렌털 사업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국내에 집중됐던 매출 구조를 해외까지 확대, 본격적인 볼륨 확장 기반을 마련한다.
지난해 LG전자의 국내 가전 렌털 상품 매출은 7344억원이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등 해외 렌털 매출과 가전 관리(케어십) 서비스를 포함하면 약 8600억원이다. LG전자는 올해 렌털사업 성장 목표를 전년 대비 10% 이상으로 잡았다.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목표인 9400억원대를 넘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형가전 중심이던 국내 렌털시장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가전을 내세운 새로운 전략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며 “UP가전 2.0 등 새로운 구독 서비스 모델까지 합세해 렌털사업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