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日 오염수 방류에 '비상'…안전 관리체계 강화 '총력'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둔 가운데 식품·유통업계가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식품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시장관리부 직원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둔 가운데 식품·유통업계가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식품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시장관리부 직원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개시되면서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수산물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는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상품 수급처를 다양화하는 등 총력 대응하고 있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부터 오염수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만이다. 내년 3월까지 방류하기로 계획한 오염수 양은 약 3만1200톤으로 보관 중인 오염수 2.3% 수준이다.

유통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형마트를 비롯해 백화점, e커머스 업체는 일찌감치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롯데마트는 산지부터 매장에 상품이 입고되는 전 단계 별로 수산물 안전성 검사 체계를 구축했다. 주요 포구 산지에서는 상품기획자(MD)가 직접 방사능 측정기로 매입 전후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한다. 마곡에 위치한 롯데중앙연구소 안전센터는 매주 해역 별 대표 어종 시료를 전달 받아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지난 1월부터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시행 중이다. 지난 6월 말부터 검사 건수를 기존 대비 2배 상향해 최대 50%까지 샘플링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수산물 안전 유통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국내산 수산물 공급 업체에도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명절 선물세트 판매를 앞둔 백화점은 내년 설 물량까지 미리 비축해 놓은 상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1년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 방사능 조사 결과도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 수산물은 지난 4월 이전 수매분으로 구성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 일본과 지리적으로 멀고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지역 갑각류·선어를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국내산 수산물 또한 정기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는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상품을 수매하고 있다. 상품과학 연구소에서 추가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해 리스크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또한 점포 별로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해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 이후에는 식품연구소에 비치된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할 방침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오염수 방류 이후 단기간 내 소비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 제공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