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시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이 동시에 열려요. 작년 프리즈 서울에는 관람객이 7만 명이 넘었고 한국 미술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죠. 저도 작년, 프리즈 서울에 방문해서 작은 회화작품을 구입했었는데요. 올해는 키아프와 프리즈 개막에 맞춰 참여 갤러리들이 한남동과 삼청동, 청담동에서 밤늦게까지 도슨트 투어와 파티를 연다고 하니 더 기대가 되네요.
중국 큰손들 지갑이 열릴까요?
중국 단체관광이 6년 만에 허용된 상황에서 중국인 관람객이 작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에요. 실제로 올해 3월,아트바젤 홍콩에서 대부분의 메가 갤러리들은 출품작을 완판했어요. 중국은 여전히 전세계 미술시장의 2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큰 손이고 4 년만에 열린 중국 시장을 겨냥한 메가 갤러리들이 판매매력도가 높은 작품들로 부스를 꾸렸기 때문이죠.
키아프와 프리즈를 겨냥한 VIP 마케팅
이번 행사로 벌써 강남 호텔 투숙률이 급상승하고 있는데요, 전세계에서 모여드는 아트피플들을 위해 다양한 VIP 마케팅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신세계는 전시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행사장에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세계 라운지를 운영하고 '프리즈 서울'이 시작되는 날부터는 청담동 분더샵 지하 1층에서 현대 미술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의 개인전을 열어요
서울신라호텔은 프리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트캉스(아트+바캉스)'를 준비했는데요 1층 로비 전시 작품을 이배 작가의 '붓질 시리즈' 신작으로 바꾸고, '프리즈 서울' VIP 패스를 제공하는 객실 패키지 '프리즈 위크 앳 더 신라 서울(Frieze Week at The Shilla Seoul)'을 출시했고요 .
20대, 생애 처음으로 미술품을 산다면?
아트테크란 일반적인 주식이나 부동산투자와는 다른 지점이 있어요. 바로 10년 이상 장기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그리고 보관에도 품이 든다는 점이죠. 이 때문에 미술품은 단순히 투자 가치가 있거나, 잘 팔릴 것이라는 이유로 구매한다면 아쉬울 거예요. 내 눈에 보이는 곳에 그 작품이 아주 오랫동안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작품이 나에게 정서적 가치를 모른다면 반쪽짜리 투자밖에 되지 않는 거죠. 그렇다면아트테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이화여자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박예진 작가에게 직접 물었어요.
“그림은 99.9%가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편해요. 하지만 예술품을 산다는 건 주식과는 달라요. 누군가의 진심어린 표현을 사는 것이고, 내 입장에서 오랜 친구를 데려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술품을 산다는 것은 그 작품을 내 옆에 두고 매일 눈에 담으며 얻는 정서적 가치가 사실 본질이고, 만약 이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금액이 오른다면 그걸 부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아요. 그림 투자는 나에게 주는 위로 그 정서에 대한 투자거든요”
10명의 작가를 이해하기 전에는 작품을 사지 마세요
“그림은 단순히 시각적인 표현이 아닌 작가의 발상을 시각이란 매개로 타인과 만나는 작업이에요. 물론 그림의 해석은 자의적이고 자유롭지만 최소한 10개의 작품에 대해서는 작가의 의도, 어떻게 의도를 표현했는지 그 표현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죠.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 볼까요? 작가 슬픈감정을 담아 그림을 그렸어요. 그런데 그게 내 눈에는 너무 기쁜 거예요. 그럼 슬픔을 표현하고 싶은 작가의 의도롤 기쁨으로 왜곡하고 사서 보관하고, 거기서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다면 의미가 있을까요? 그건,' 작가의 의도는 이렇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해' 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거예요. 작품은 곧 작가고 우리는 작품을 통해 작가의 영혼의 일부를 소유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
“아트는 오직 시작으로만 접근하면 매력이나 즐거움이 없어요. 그럴 바엔 일반적인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낫죠. 주식은 어떤 정서적인 부분도 없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팔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작품은 달라요 보관도 어렵고, 버리기도 어렵죠. 한 번 하면 평생 같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까지 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작품은 그만큼 매력적인 시장이에요.”
작가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저도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작품을 사겠다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거든요. 참여하기 전에 작가님 말대로 작품, 작가, 그리고 작가의 의도에 대해서 최소한 10명 이상 공부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올해 열리는 키아프 여러분들도 참여하실 생각인가요? 어려분들은 어떤 그림을 가지고 계신가요? 혹은 갖고 싶은가요? 그림의 가격이 충분히 오르지 않아도 그 그림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좋은 투자라고 생각하시나요?
룩말 에디터 lookma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