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가 1.3인치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개했다. 애플이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확장현실(XR) 헤드셋인 비전프로의 메인 디스플레이 적용 패널로 추정된다.
소니는 최근 4K 해상도(3552×3840)와 최대 90초당프레임(fps)의 주사율을 지닌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용 마이크로 OLED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 OLED는 기존 OLED와 달리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만든 디스플레이다. 실리콘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라고도 불린다. 1인치 안팎의 작은 크기에 초고해상도를 구현하기 때문에 '마이크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눈 앞에서 영상을 표현해내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 등 기기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구체적인 사양도 공개했다. 최대 밝기는 5000니트이며 일반적인 사용환경인 20% 성능 수준의 최대 밝기는 1000니트다. 명암비는 100000:1 이상, 색 재현력은 DCI-P3 기준 96%다. 인치당 픽셀수는 4000PPI 이상이다.
소니는 이 제품을 11월부터 선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샘플 가격은 15만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6만5000원에 달한다.
이번에 공개된 마이크로 OLED 패널은 애플 비전프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비전프로는 혼합현실(MR) 헤드셋으로 애플이 9년 만에 공개한 새로운 디바이스다. 애플은 기기 내부에 1.3인치 4K 마이크로 OLED 패널 2개를 탑재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소니가 이번에 공개한 패널의 디스플레이 크기, 해상도 등 사양은 애플이 6월 개최한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주사율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발표에서 밝혀진 90㎐와 같은 수치다.
또 애플이 비전 프로의 출시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발표했기 때문에 소니가 선적 예정 시점을 11월이라고 공개한 점도 이 패널이 비전프로에 탑재된다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는 현재 비전프로에 메인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로, 소니 발표 제품이 비전프로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OLED 패널”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비전 프로에 탑재되는 메인 디스플레이 패널의 가격을 700달러(약 92만 9000원)로 예상한 바 있다. 패널 1개 당 가격은 350달러다. 이는 이번에 공개된 패널 샘플 가격의 34% 수준이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