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1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9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당기순익이 약 1조원 감소했다.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연체율도 5%를 웃돌았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말 대비 올해 상반기 상위 10대 저축은행들의 실적 감소가 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은 1분기에 이어 연속 적자를 기록해 96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895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순이익 규모가 9918억원 감소한 것이다.
저축은행의 상반기 실적 악화는 예대금리차 축소에 따라 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21억원(15.8%) 감소한 데다, 대손충당금이 6292억원(48.3%) 증가한 것이 반영됐다. 영업이익도 올해 상반기에 1285억원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1조1565억원)보다 규모가 1조2850억원 줄었다.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연체율도 5%를 웃돌았다.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들의 총여신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3.41%)보다 무려 1.92%포인트(P) 증가했다. 3개월 이상 부실자산 비율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5.61%로 같은 기간 1.53%P 늘었다. 상반기 충당금 적립률은 112.2%로 규제 비율(100%)을 상회했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95.4%로, 지난해 말보다 17.9%P 하락했다.
금융권에서는 자산 규모 상위 10대 저축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 하락 규모가 지난해 말 대비 3000억원 이상을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이들 저축은행은 63억84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이들이 1663억5100만원 흑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1727억3500만원 손실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OK(153억원 흑자)·모아(14억원)저축은행을 제외한 모든 저축은행이 100억원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이 674억원 손실을 기록해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페퍼 -314억원 △애큐온 -298억원 △OSB -203억원 △다올 -148억원 △상상인 -101억원 △웰컴 -99억원 등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상으로 저축은행들의 조달비용이 올라감에도 대출총량 규제, 상한금리 등으로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상반기에도 1분기와 유사한 실적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불과 지난해 저축은행들이 1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파장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