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블랙아웃' 도미노...송출수수료 갈등 터졌다

CJ온스타일도 협상 중단
LG헬로비전에 최후 통보
이르면 내달 방송 송출 중단
과기정통부 적극 중재 요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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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온스타일이 유료방송 사업자에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에 이어 세 번째다. TV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간 송출수수료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재계약을 맺은 업체가 극히 드문 만큼 송출수수료 협상 불발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JENM 커머스(CJ온스타일)는 LG헬로비전에 재계약 협상 중단을 최후 통보했다. CJ온스타일측은 홈쇼핑 라이브 방송 채널 사용계약이 만료됐다.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르면 내달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CJ온스타일과 LG헬로비전 방송 송출 중단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부터 방송 송출 중단을 목전에 두고 협상이 불발되며 갈등이 심화됐다. 송출 중단이 현실화하면 서울(양천구·은평구)과 경기(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강원, 충남, 경북 등 23개 지역에서 LG헬로비전으로 유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CJ온스타일과 현대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이들 지역의 LG헬로비전 가입자는 368만가구로 알려져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명시되어 있는 기본 협의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계약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며 “매출 악화에도 불구하고 몇 년간 피해를 감수해왔는데도 LG헬로비전은 케이블 사업자의 지위를 이용해 이를 반영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홈쇼핑사가 블랙아웃이란 초강수를 둔 것은 비대면 소비 특수가 줄어 외형 성장이 멈췄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늘어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지난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8년(1조4304억원)과 비교해 33.3% 증가했다. 송출 수수료는 연평균 8%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이 65.7%에 달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데이터 투명성을 이유로 각을 세우고 있다. 홈쇼핑측이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합리적인 대가 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고객들이 TV로 홈쇼핑을 시청하며 모바일이나 인터넷 주문하도록 추가 할인 안내하고 유도하는데, TV 리모컨으로만 구매하는 매출 외에는 다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홈쇼핑이 투명하게 데이터를 공개해서 양쪽에 합리적인 대가를 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형 홈쇼핑사들이 줄줄이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앞서 현대홈쇼핑도 유사한 내용으로 LG헬로비전에 최후 통보 공문을 보냈고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에 10월 1일부터 방송 송출 중단을 고지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협상 중단 사태가 SO뿐 아니라 IPTV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올해 3월 과기정통부가 '홈쇼핑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 개정'을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유료방송사업자는 이전 수수료 산정 방식이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도 나온다. 개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송출 수수료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가검증협의체를 꾸려 갈등을 중재하기로 했지만 현재 세부 운영에 대한 지침 초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번 협상 결렬이 알려지고 나서야 양측 임원을 소집해 원만한 협상을 주문하는데 그치고 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