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 당기순이익 15년째 제자리…선진국 절반 수준

은행권 당기순이익 및 대출채권 추이. 〈자료 출처=은행연합회〉
은행권 당기순이익 및 대출채권 추이. 〈자료 출처=은행연합회〉

지난 2022년 국내 전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지난 2007년과 비교할 때 15년 동안 24%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은행의 대출자산은 989조원에서 2541조원으로 약 2.5배 늘어났으며, 자기자본은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약 2.6배 증가했다.

29일 은행연합회는 '은행산업 수익성 현황'을 주제로 진행한 이슈브리핑에 “국내 은행권의 수익성이 자산 및 자기자본 증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나 총자산수익률(ROA)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은행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부터 2022년 동안 한국 은행권의 평균 ROE는 5.2%에 불과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은행권의 평균 ROE는 10.2%에 달했으며 캐나다와 싱가포르의 평균 ROE도 각각 16.8%, 10.8%를 기록해 한국을 크게 앞질렀다.

국내 은행은행의 ROE는 2005년부터 2011년 사이 한때 18.4%를 기록하며 미국 은행보다 높은 수익성을 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 자릿수로 ROE가 하락하며 관계가 역전됐다.

해당 기간의 은행권 ROE는 증권(6.7%)이나 보험(6.8%) 등 국내 다른 금융권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은행지주를 비롯한 은행주는 현재 주식시장에서 고질적인 저평가주로 인식돼 왔으며,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내 은행권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비이자수익 비율을 늘리고, 글로벌 진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은행연합회의 분석이다. 주요 선진국 은행의 경우 비이자수익의 비율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례들이 있는 반면, 국내 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율은 1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선진국 은행들은 ATM 출금이나 계좌이체 서비스 이용 고객에 대해 수수료를 물려 비이자수익을 늘리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의 경우 현재 대부분 이를 무료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어 벤치마킹이 어렵다고 평가된다. 이 때문에 규제 완화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 기능 고도화,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비이자이익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권이 해외 사업을 통해 거둔 수익은 2015년 약 6400억원에서 2022년 1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는 “은행의 수익규모가 과도하다는 일각의 시각 있으나, 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글로벌 은행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은행이 공공성에 기반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