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관련 업계가 본격 개발에 착수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민간이 개발해 공공서비스로 제공된다. 민간 기업의 자율성·창의성을 바탕으로 학교 현장에 AI 기반 맞춤형 학습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과서 개발사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전자책이 아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으로 제작해야 한다. 교육과정에 따라 AI 기능을 활용해 맞춤 학습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능 확장이 쉬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학생 개인별 학업성취도 분석, 콘텐츠 추천이 가능하도록 개발사 자체적으로 학습데이터를 수집·저장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진단평가 등 인지영역 정보와 학습시간·태도 등에 관한 정보는 국가 데이터 허브로도 전송된다.
교과서 발행사들은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파악하는 한편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는 AI 디지털교과서 공통 플랫폼 개발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시스템을 선정했다. 천재교육·천재교과서·아이스크림미디어·비상교육 등 주요 교과서 발행사부터 중소 발행사까지 협회 회원사 전체가 공통 플랫폼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측은 “대형 발행사들도 클라우드, 보안 등 기본적 서비스를 공통 플랫폼을 통해 제공받으며, 차별화될 수 있는 에듀테크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며 “플랫폼 개발·운영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고 수수료 등도 공동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통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는 미래엔은 개별적으로 LG CNS·티맥스알지·뤼이드·엘리스 등 IT서비스·에듀테크 분야 기업과 협력체제를 잇달아 구축했다. 미래엔은 AI 디지털교과서 독자 개발을 계기로 에듀테크 서비스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2025년 학교 현장 보급을 위해 내년 5월까지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완료하고,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검정심사가 이뤄진다. 9월부터 학교에서 교과서 선택을 위한 견본 전시와 현장적합성 검토가 시작된다. 개발기간이 촉박하다.
개발 지침에 따르면 AI 디지털교과서는 안전한 정보 관리를 위해 개발사가 데이터 보안·정보보호 정책을 수립하고 클라우드 보안인증 '중' 등급 이상을 받은 인프라와 SW를 사용하도록 했다. 서비스 대상자 규모에 따라 받아야 하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인증도 있다.
개발사는 거의 동일한 시기에 클라우드 인증과 개인정보보호 관련 인증을 모두 받아야 한다. 관련 컨설팅 비용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들지만, 이러한 개발·컨설팅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 숫자도 제한적이다.
일각에서는 민감한 개인정보 등을 비롯한 데이터 수집·보관을 국가데이터센터(가칭)에서 전담해서 관리하고 비식별화된 정보를 개별 기업에 제공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제도 도입 취지에 맞는 혁신적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기존 발행사 이외에도 다양한 AI·에듀테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에듀테크 진흥을 위한 기반사업 등이 후속조치로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호건 에듀테크연구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육의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중요한 기회”라며 “민간 기업의 AI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규제를 최소화하고 관련 기술 보유 기업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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