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에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주목받는 '46파이' 시제품을 공급했다. 다음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모터쇼 'IAA모빌리티'에서도 주요 완성차업체에 선보이고 판매처 확대에 나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천안 공장에서 46파이 배터리를 생산하고 GM에 시제품을 공급했다.
46파이 배터리는 지름 46㎜ 규격의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 21700(지름 21㎜·높이 70㎜) 규격 원통형 배터리보다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개선됐다. 원통형 특성상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업계가 개발 및 탑재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SDI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도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천안 공장에서 46파이 배터리를 다양한 폼팩터로 만들고 있다. 테슬라가 규격을 표준화한 4680(지름 46㎜·높이 80㎜)뿐 아니라 지름은 46㎜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높이는 80㎜ 이상인 제품 등 다양한 폼팩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삼성SDI는 지난 6월 GM과 미국에 30억달러를 투자해 30GWh 합작법인을 설립, 신규 대형 고객을 확보했다. 기존 BMW, 폭스바겐, 스텔란티스에 더해 수요처를 늘린 것이다. 삼성SDI는 주력이었던 각형 배터리뿐 아니라 46파이 원통형 제품으로 GM 쪽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시제품을 보낸 GM 외에 다른 고객사와도 제품 공급을 협의 중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천안 공장에 46파이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 라인업을 강화했고 고객사를 공개할 수 없지만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다음 달 5~10일(현지시간) 열리는 IAA모빌리티에 한국 배터리업체로는 유일하게 전시부스를 꾸린다. 이 곳에서 주요 고객사에게 46파이 배터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GM뿐 아니라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폼팩터를 선보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SDI는 앞서 6월 유럽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에서 선보인 제품보다 향상된 기술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