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는 그리스 동북부 산불이 유럽연합(EU) 관측 사상 최대 면적 피해를 낳았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국은 그리스 북동부 알렉산드루폴리스시 인근에서 시작돼 에브로스까지 이어진 산불이 11일간 계속돼 미국 뉴욕시보다 더 큰 지역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국에 따르면 이번 그리스 산불은 최소 808.7㎢를 불태웠다. 서울(605.2㎢)과 뉴욕(778.2㎢) 면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이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EU 최대 규모다.
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최소 20명이다. 시신 20구 가운데 18구는 튀르키예와의 국경 지역으로부터 넘어온 불법 이주민으로 추정됐다. 당국은 또한 산불이 발생한 지역이 터키에서 건너온 불법 이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화재가 진화된 후 더 많은 시신이 발견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에브로스의 다디아 국립공원을 태우고 있는 산불은 통제 불능 상태다. 검은대머리수리 등 희귀 조류 군락지로 유명하며, 벌목, 양봉, 관광 등으로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인 곳이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현지 방송사를 통해 경찰이 방화 혐의와 관련된 7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산불에 더해 고의로 불을 지르려는 시도까지 이어진 것이다.
또한 그리스 정부와 과학자들은 통상 여름철 산불이 자주 발생하지만, 올해 산불이 기후 변화 때문에 더 악화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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