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팅코리아가 내구성과 위생성, 경제성을 더한 폴리에틸렌 코팅 수도관으로 국내 상수도관 시장을 공략한다. 전체 상수도관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노후관 교체 수요를 활용해 3년 내 매출 2배 신장 목표를 세웠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코팅코리아는 폴리에틸렌 내·외면 코팅 수도강관(PFP)을 생산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급하는 수도관 전문 기업이다.
최규호 코팅코리아 대표는 “국민에게 소중한 물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공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성과를 창출해왔다”고 소개했다.
2019년 말 기준 약 22만2000㎞에 달하는 우리나라 상수도는 크게 취수장과 정수장을 연결하는 도수관, 정수장과 배수지를 잇는 송수관, 배수지와 공동주택 물탱크 사이의 배수관, 그리고 급수관을 거쳐 각 주택과 사무실 등에 공급된다. 도수관, 송수관, 배수관, 급수관 구경은 상이하고, 각 수도관 소재 역시 다양하다.
문제는 수도관이 물과 반응하면서 부식된다는 점이다. 종종 뉴스로 접하는 '붉은 수돗물' 현상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수도관은 내부를 에폭시로 코팅해 생산하고 있지만, 에폭시는 내분비 교란 물질인 비스페놀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우리나라 상수도관 중 20년 이상 사용한 노후·교체 대상 수도관 비중은 32%에 달한다. 노후 상수도관은 파손, 부식으로 인한 수도관 오염뿐만 아니라 누수를 야기해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코팅코리아는 2012년부터 기존 수도관 문제점을 보완한 PFP 사업을 펼치고 있다. PFP는 내구성이 강한 열연압연강판으로 만든 강관에 폴리에틸렌을 내·외부에 코팅해 제작한다. 폴리에틸렌은 영유아 장난감이나 우유병 재질로 활용될 정도로 위생성이 우수하며, 물과 반응이 0.0%라 수도관을 녹슬지 않은 상태로 반영구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최 대표는 회사 강점으로 내면 폴리에틸렌 코팅 기술력을 꼽았다. 코팅코리아는 기존 고속 분사 전처리 도구인 쇼트 블라스트 대신, 자동차 도장용 전처리 기술을 응용한 화학적 방식의 코팅 기술을 도입해 코팅막 접착성을 대폭 향상했다. 회사는 전주대 토목공학과 구조시스템연구실과 2년간 실험 결과 폴리에틸렌 내면 코팅 기술에 대해 최소 60년의 수명을 인정받았다. 30년에 도달하면 교체 대상이 되는 기존 주철관 수도관에 비해 두 배 이상 길다.
수도관과 관을 연결하는 기술 역시 회사 경쟁력이다. 코팅코리아는 6m 강관을 소켓 모양 별도 링으로 연결하는 소켓형성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관과 관을 용접하는 별도 시공 과정이 필요하고, 용접 부위가 열에 손상받을 수 있는 기존 공법의 단점을 개선했다.
최 대표는 “이음매 역할을 하는 소켓에 이탈방지 고정장치를 적용해 고베지진 수준인 진도 7.2를 견딜 내진성도 갖췄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서 25년간 재직했던 최 대표는 2017년 코팅코리아에서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 대표가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기업부설연구소 설립과 마케팅·구매·제조·물류·판매 등 공급망관리(SCM) 체계 구축이다. 기술력에 버금가는 관리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회사 지속가능성을 위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20년 회사 대표로 취임한 후에는 기존 600㎜ 이하 소·중구경 제품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2년간 연구개발(R&D) 끝에 700㎜ 이상 1000㎜ 이하 대구경 제품을 개발했다. 수도관 전 제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현재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내구성과 위생성이 우수한 PFP 제품으로 노후관 교체 및 신규 산업단지·도시건설 등 조달 시장을 공략한다.
그 결과 2019년 85개 시·군에 PFP를 공급하던 것을 올해 8월 기준 122개 시·군으로 진출 지역을 확대했다. 조달청 수주 금액 역시 2020년 139억원에서 지난해 222억원으로 신장했다. 수도관 시장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성장세다.
최 대표는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지자체도 생명과 직결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선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수도관이 노후화되면 같은 수도관 제품으로 교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품질과 반영구 장기수명을 보증하는 제품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PFP 공급 지역을 2025년까지 150개 시·군으로 확대하고, 매출은 지난해 약 360억원에서 올해 400억원 돌파, 2025년 600억원 달성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매년 세 건 이상 특허를 출원하며 역량을 강화하고, 스마트수도관 등 제품도 지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 최규호 코팅코리아 대표 인터뷰
-회사 강점은
▲제품 경쟁력은 물론 회사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지역 중소기업임에도 판매·구매·생산·물류·경영관리 등 회사 주요 기능이 계획, 조정, 통제, 평가 과정이라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도록 구축했다. 영업이익률 15% 내외의 수익성이 이를 증명한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낭비요인을 제거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연구개발·마케팅 비용 등 경영 자원 배분으로 최적의 원가체제를 겸비했다. 경쟁사 대비 수익성이 우수한 이유다.
-PFP 기술을 보유하게 된 배경은
▲강관에 폴리에틸렌을 코팅하는 PFP 기술은 1976년 개발됐고, 한국에도 1987년 도입됐을 정도로 비교적 일찍 탄생한 기술이다. 다만 외면 코팅에만 활용되고 내면 코팅에는 활용되지 않았다. 코팅코리아는 위생성이 우수한 폴리에틸렌 소재에 확신을 가지고 접착성을 개선한 내면 코팅 기술과 연결 소켓 기술까지 확보했다.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KS 표준 기술이지만 5년 이상 격차를 보유했다고 자부한다.
-해외 진출 계획은
▲현재는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지만, 국내외 물산업·환경 전시회에 참여해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독보적인 PFP 수도관 기술력을 해외 기업도 인정했다. 국가를 불문하고 물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장기적으로 해외 합작공장 건설을 통한 세계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노비즈인증 획득으로 도움이 된 부분은
▲우수제품 가점부여 등의 지원을 받았다. 자본에 한게가 있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이노비즈인증을 통한 지원 제도로 기술개발과 판로개척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회사 운영에 중점을 둔 점이 있다면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기업 문화 정착에 신경쓰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처우와 소통 문화 확립, 주기적인 회사 화합 행사 등을 통해 종업원들의 애사심 고취에 힘쓰고 있다.
김제(전북)=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