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변화의 파도에 휩싸여 있으며, AI 역할이 늘면서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5월 세계경제포럼은 일자리의 미래(Future of Jobs 2023) 보고서에서 AI와 기술혁신으로 2027년까지 5년간 일자리 6900만개가 창출되고, 830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AI 기술발전이 경제구조와 취업시장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AI를 중심으로 한 변화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매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AI와 머신러닝을 필두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SW) 개발, 정보보호 등은 빠르게 성장할 분야로 손꼽힌다. 동시에 변화에 대한 요구가 가장 거센 분야 또한 IT 분야다. 예로 SW개발 분야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코더(Coder)와 개발자(Developer)를 구분한다. 앞으로는 AI 코딩도구가 코더 역할을 대체하며, 코더와 개발자 구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이미 많은 개발자가 깃허브 코파일럿, MS 인텔리코드, 오픈AI 코덱스 등 AI 코딩 도구를 실제 개발 업무에 활용한다. 깃허브에 따르면 미국 개발자 92%가 AI 코딩 도구를 사용하며, 이 중 70%는 효과적이라 느낀다고 한다. 또, 코드검색 및 관리도구 개발업체 소스그래프가 공개한 AI 시대의 빅코드(Big Code in the AI ear)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자 95%가 AI 코딩도구를 이용한다.
AI는 코드작성 같은 정형화 작업을 대신한다. 개발자가 더 복잡한 설계문제나 창의적 문제해결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AI기반 분석도구는 사용자 행동과 선호를 더욱 잘 이해하게 해주며, 사용자 중심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AI는 개발자가 창의적 업무를 지향하도록 돕는 도구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 AI로 작성된 코드에 대한 검증과 관리이슈 증가다. 소스그래프 보고서에서도 AI가 작성한 코드와 기존 코드가 결합하면서 이를 관리하지 못하면 오히려 혁신에 방해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작성된 코드에 대한 검증, 특히 보안 취약점 검증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둘째, SW 교육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에게 요구되는 핵심기술로 AI와 빅데이터는 15위, 프로그래밍은 20위지만,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가 1~2위를 나타낸다. 이는 기술과 사람의 업무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사람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잘 설명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SW교육이야말로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C, 파이썬, 자바 등 프로그래밍 교육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코딩 자체를 중시하는 교육에선 탈피해야 한다.
대학 SW교육도 마찬가지다. 요구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 배포 등 SW 수명주기 관점에서 고민돼야 하며, 클라우드 같은 새로운 개발·서비스환경 관점에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학생의 창의력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우는 데는 더 큰 노력이 요구된다. 기술이 계속 진보함에 따라 이에 맞는 SW교육 방향도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불가피한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언제나 큰 도전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AI와 함께하는 미래에서 SW 개발자들은 기술적 역량과 인간 창의성을 결합해 더 나은 솔루션을 만들어낼 것이다.
선복근 호서대 AI·SW중심대학사업단 단장 bksun@hoseo.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