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57)을 전격 경질했다. 신임 국방장관으로는 야당 정치인인 루스템 우메로우(41) 국유자산기금 대표가 지명됐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국방장관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레즈니코우는 550일 이상 전면전을 겪었다. 국방부가 새로운 접근법과, 군대 및 사회 전체와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2019년 취임 후 강조해온 '부패 척결'에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나왔다.
레즈니코우는 2021년 11월 국방장관에 임명된 인물로, 전쟁물자를 지원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서방 군사 원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그의 부처를 둘러싼 부정부패 의혹에 시달려 왔다. 올해 1월에는 국방부가 식량을 부풀려진 가격에 구매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로이터는 러시아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가 가장 큰 규모로 국방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신임 국방장관으로 우메로우 대표를 지명했다. 국방장관 지명자는 의회의 인준을 받아야 정식 임명된다.
우메로우 대표는 크림 타타르인으로 야당인 홀로스(목소리)당 소속 의회 의원이다. 전쟁포로·정치범 맞교환 협상과 점령지 민간인 대피 등에 관여했으며 러시아와의 흑해곡물협상을 논의하는 대표단에도 참여한 바 있다.
WSJ은 우메로우 대표가 지난해 7월부터 국유자산 민영화를 감독하는 기관인 국유자산기금 대표로 있으면서 취임 전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조직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전날 일부 전선에서 러시아의 첫 방어선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곳곳에 더 강력한 방어선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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