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성별 공개 파티에 동원된 이벤트용 경비행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사고는 멕시코 시날로아의 한 커플이 임신한 아기의 성별을 알려주기 위해 연 성별 공개 파티(gender reveal party)에서 일어났다.
이날 파티에 참여한 사람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커플은 '오 베이비'라고 써진 간판 앞에서 손을 꼭 붙잡고 있다. 그 위로 경비행기 하나가 아기가 여아임을 나타내는 분홍색 가루와 색종이를 뿌리며 지나간다.
얼마 못 가 비행기는 왼쪽 날개가 확 꺾이며 그대로 추락한다. 하지만 파티에 참여한 이들 대부분이 사고를 눈치채지 못하고 커플들에게 축하와 환호성을 보냈다.
사고기는 파이퍼 PA-25 파우니로 당시 조종사 루이스 앙헬 N(32)이 탑승하고 있었다. 당시 사고를 눈치챈 일부가 신고했고, 구조대는 비행기 잔해 속에서 조종사를 발견했다. 조종사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당시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성별 공개 파티 논란이 재점화 됐다.
성별 공개 파티는 아기를 가진 부모가 가족과 지인들에게 아기의 성별을 공개하기 위해 여는 파티로 파란색은 남아를, 분홍색은 여아를 뜻한다.
미국 등 해외에서 성별 공개 파티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경쟁하듯 더욱 더 독특한 이벤트를 기획했고, 환경 파괴와 인명피해 등 문제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에는 성별 공개 파티로 촉발된 화재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만 에이커의 땅을 태운 산불로 번졌다. 2019년에는 텍사스에서 분홍색 물을 가득 실은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부상을 입었고, 같은 해 테네시에서 성별 공개 파티에 참석한 할머니가 폭죽 폭발물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내가 어렸을 때는 성별 공개 파티가 없어도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냥 케이크, 컵케이크, 도넛만 놓고 파티를 열어라”, “조종사의 안위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커플만 보는 이들의 모습이 소름 끼친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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