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네바다주 사막 지역에 기습 폭우가 쏟아져 땅바닥은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탕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는 이른바 '요정새우'가 태어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4일(현지시간) 과학 전문 매체 IFL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州) '임시도시' 블랙록 시티에서 '버닝맨' 축제가 한창인 지난 2일부터 이례적인 폭우가 쏟아져 축제 참가자 7만여 명이 고립됐다.
사막이 질척하게 변하면서 차량이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가운데, 축제 참가자들은 바닥에서 벌레같이 꿈틀거리며 얕은 물에서 헤엄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바로 '긴꼬리투구새우'(Triops)와 '무갑류'(요정새우; Anostraca)다. 이 새우들은 수억년 전부터 지구에 존재하며 거의 비슷한 형태로 현재까지 살고 있어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린다.
이 새우들의 알은 모래알처럼 매우 작고, 메마른 땅에서도 수년 간 버틸 수 있다. 호수가 메마르면서 사막이 된 자리에서 남아있던 알들이 폭우로 생존 조건이 갖춰지자 부화한 것이다. 버닝맨 축제 중 내린 비는 사막 지역의 2~3개월치 비다.
IFL 사이언스는 “이 고대 갑각류들이 태어나는데는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 몬순이 지난 뒤에는 다시 적절한 조건,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가 찾아올 때까지 행복한 휴면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알을 낳는 데 일주일이 조금 넘게 걸리지만 날씨가 바뀌고 있다. 이 새우들은 살아남기 위해 생존 경쟁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한편, 버닝맨 축제는 4일을 끝으로 종료됐다. 폭우로 고립된 이들은 땅바닥이 조금씩 마르면서 축제 현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만 폭우 당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당국이 사망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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