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성장률 0.6%…역성장 겨우 면한 '불황형 흑자'

최정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사진)이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최정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사진)이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0.6% 성장했다. 민간·정부 소비와 더불어 대부분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부진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감소하면서 역성장을 겨우 면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실질 GDP 분기별 성장률은 2020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하다가 수출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0.3%)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민간 소비 덕분에 올해 1분기(0.3%) 반등한 뒤 2분기까지 플러스 기조를 유지했다.

플러스 기조에도 2분기 성장률을 보면 대부분 하락했다.

민간 소비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감소했다. 정부 소비는 1997년 1분기(-2.3%) 이후 -2.1%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부진 등으로 0.8% 감소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운송장비가 줄었지만, 기계류가 늘어 전체적으로 0.5% 증가했다.

성장률 악화에도 실질 GDP가 늘어난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덕분이다. GDP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부문이 전분기 0.4%포인트(P)에서 -0.8%P로 마이너스 전환한 가운데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가 전분기 -02%P에서 1.4%P로 플러스 전환했다.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순수출 증가는)수입이 그간 크게 늘었던 원유 등 에너지류 재고조정 과정에서 줄어 감소했다”며 “반면 수출이 1분기 크게 늘어난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자동차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반도체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보다 0.2% 줄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9조3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어 명목 GDP 성장률(0.9%)을 밑돌았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