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미국 상륙이 예상됐던 허리케인 '프랭클린'이, 발달 초기 강력한 붉은빛 번개를 동반한 모습이 한 사진작가 카메라에 담겼다.
5일(현지시간) 미국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사진작가 프랭키 루세나는 지난달 20일 열대성 폭풍에서 허리케인으로 발달하고 있는 프랭클린을 촬영하고 있었다.
이날 루세나 작가는 폭풍 시스템 한 가운데서 희귀한 자연 현상을 목격했다. 바로 두 상층대기 번개가 결합한 형태인 '자이언트 제트'(gigantic jets)다. 일반적인 번개의 50배 힘을 충전하는 자이언트 제트는 80km 높이, 즉 전리층까지 닿을 정도로 높이 뻗는다.
이 번개는 1년에 1000번 정도 발생하지만, 카메라에 포착되는 경우가 드물다. 다만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 동안, 특히 프랭클린처럼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열대성 폭풍에서는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자이언트 제트는 독특하게 땅으로 떨어지는 형태가 아닌, 하늘로 치솟는 형태다. 2022년 8월 사이언스 어드밴스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거꾸로 된 번개는 20년 전부터 발견됐지만 여전히 정확한 메커니즘이 확인되지 않았다.
스페이스닷컴은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번개를 관찰하고 연구할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프랭클린은 대형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우며 미국 동부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더 약한 열대성 폭풍 '호세'를 흡수하고 바다에 머물며 세력이 약해져 육지에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발생한 허리케인 이달리아는 4등급까지 커졌다가 2등급으로 약화됐지만 플로리다주에서 두 명의 사망자를 만들었다.
최근 허리케인과 태풍 등 폭풍은 1980년대 위성 측정이 시작된 이후로 모든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비정상적인 해양 온도의 상승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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