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전무가 차기 먹거리로 로봇 사업 육성에 앞장선다. 신설 법인 한화로보틱스의 서비스 로봇 역량을 호텔·백화점·외식 등 그룹 내 유통 사업에 접목 시켜 시너지를 창출한다. 향후 빅데이터를 활용한 단체급식 수요 예측, 식품 재고·유통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 로봇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내달 초 설립되는 한화로보틱스에 21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로보틱스는 로봇 사업 중 협동로봇·무인운반로봇(AGV) 사업부를 분리해 독립하는 신설 법인이다. 자산을 현물 출자한 한화가 지분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32%를 보유하는 조인트벤처(JV) 구조다.
이번 투자 배경에는 김동선 전무가 있다. 한화그룹은 김동관·김동원·김동선 삼형제가 각각 제조·방산, 금융, 유통·호텔 사업을 승계하는 3세 경영 구도를 굳혔다. 김 전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과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을 겸임하며 신사업 육성 주력하고 있다.
로봇 사업은 한화그룹이 육성하는 핵심 미래 사업 중 하나다. 로봇 사업 일부를 분사해 호텔 계열사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은 김 전무의 경영 행보에 힘을 싣어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으로 김 전무는 한화로보틱스 로봇 개발 역량을 유통·호텔 사업에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로보틱스 협동로봇을 푸드테크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로보틱스는 바리스타 로봇, 요리 로봇 등 푸드테크 로봇 개발 역량도 갖추고 있다. 외식 전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이 운영하는 주요 레스토랑에 도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김 전무가 함께 이끌고 있는 갤러리아 점포에도 적용 가능한 영역이다.
또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로보틱스 AGV를 한화넥스트, 한화에스테이트 등 자회사 시설 관리 업무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같은 시너지를 발판으로 궁극적으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단체 급식 수요 예측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식품 재고·유통 관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한화로보틱스와의 시너지 창출은 김 전무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는 올해 경영 일선에 나서며 광폭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가 유치한 외식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1호점을 성공적으로 오픈한 데 이어 다음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건강한 프리미엄'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이베리코, 와인 등 프리미엄 상품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한화로보틱스는 협동로봇뿐 아니라 자율이동로봇, 무인운반차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단순 무인화 기술 외에도 수요 예측이나 유통 관리 영역까지 로봇 기술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