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이 운전자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해 논란이다. 이 중에는 정치적 견해나 유전 정보를 넘어 성생활 같은 민감한 정보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단체 '모질라 재단'이 전 세계 25개 자동차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업체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수집한 정보를 차량 운행 등과 무관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 브랜드의 84%는 수집한 개인 정보를 서비스 제공 업체나 정보 중개업자 등과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76%는 수집한 개인 정보를 판매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수집하는 정보는 운전 속도, 차량 목적지 등 운행 정보뿐만 아니라 차 안에서 듣는 음악, 의료 및 유전 정보, 성생활 관련 정보까지 포함했다.
가디언은 “자동차가 운전자들에게 '사생활 악몽'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닛산이 수집하는 정보에는 '성적 활동(sexual activity)'이 포함돼 있으며 기아도 개인 정보 처리 방침에 '성생활“(sex life)'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고객 개인 정보 유출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테슬라는 이번 조사에서도 보안, 데이터 통제, 인공지능(AI) 등 모든 평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테슬라는 올해 초 2명의 직원들에 의해 7만명 이상의 테슬라 직원 개인정보가 노출된 바 있다.
조사 브랜드 중 운전자가 개인 정보를 삭제할 권리가 있다고 밝힌 업체는 닛산-르노-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산하인 르노와 다치아 등 2곳 뿐이었다. 이 두 업체는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법인 유럽연합(EU)의 일반정보보호법(GDPR)을 적용받는다.
최근 몇 년간 전기차 전환, 무선 네트워크 서비스 확대 등에 속도를 내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수집할 수 있는 개인 정보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