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구진이 정자와 난자, 자궁 없이 14일 된 인간 배아 모델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6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로 수정 후 14일째 인간 배아의 구조와 형태를 모두 구현했다며 관련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배아의 모든 형질은 물론 성장을 담당하는 태반과 난황낭, 융모막, 외부막 조직들까지 똑같이 만들었으며, 호르몬도 분비됨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줄기세포에서 인간 배아를 만들기 위한 시도는 있었지만, 정의적 특징이 부족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인간 배아 모델이라고 할 수 없었다. 특히 태반과 융모막을 형성하는 세포처럼 배아 발달에 필수적인 세포 유형이 구현되지 못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를 이끈 제이콥 한나 교수는 “이것(인공 배아)은 정말로 인간의 14일째 배아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갖췄다”며 “이전에는 이렇게 완벽히 구현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신 초기, 특히 첫 달은 태아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초기 배아 발달 과정은 여전히 '검은 상자'(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없는 물체)로 남아있다.
연구팀은 이번 배아 모델을 통해 윤리적인 문제 없이 쉽게 불임, 조기 유산, 태아의 선천적 장애 원인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인간 배아 합성에 따른 법적, 윤리적인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영국에서는 실제 배아와 배아 모델을 구분하기 때문에 이를 통한 실험이 불법이 아니지만, 실제 배아와 가까워질수록 윤리적인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BBC는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임신을 대체하는 것은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120개의 세포를 합성하는 것은 배아가 자궁의 내벽에 성공적으로 이식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고 인조인간 대한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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