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에서 한 남성이 부표로 만든 쳇바퀴 모양의 배를 타고 바다를 횡단하려다 해안경비대에 붙잡혔다.
7일(현지시간) 미국 NPR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에서 거주하는 이란 출신의 레자 발루치는 최근 결국 자신의 배와 함께 해안경비대에 연행당했다.
플로리다 지방 법원에 접수된 소장에 따르면, 해안경비대는 지난달 26일 허리케인 프랭클린이 예보된 시점 시설 점검을 위해 조지아주 타이비 아일랜드 동쪽을 둘러보던 중 바다 한복판에서 발루치와 그가 집에서 만든 독특한 모습의 배를 우연히 발견했다.
당시 그는 배를 타고 4000마일(약 6400km) 이상 떨어진 영국 런던으로 향할 것이라고 경비대에 말했다. 경비대가 당황한 것은 그가 가진 배의 모양 때문이다. 부표와 철사로 만들어진 이 하이드로포드는 '배' 보다는 거대한 쳇바퀴를 연상시켰다.
특히 이 배는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상태여서 문제가 됐다. 그는 경비대에 “주 정부에 등록 신청을 했다”고 말했으나 실제 등록된 배 목록에는 없었다.
결국 경비대원들은 “안전하지 않은 항해를 하고 있다”며 즉시 항해를 종료하고 뭍으로 향하라고 했지만, 그는 이를 거부했다. 당시 그는 30cm에 달하는 큰 칼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자신을 배에서 빼내면 자살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다시 배에서 나오라고 권유했으나 발루치는 이를 또 다시 거부했고, 3번의 시도 끝에 배에서 발루치를 빼낼 수 있었다. 당시 그는 폭탄을 가지고 있다며 “배와 함께 자폭하겠다”고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폭탄은 모형으로 확인됐다.
발루치가 쳇바퀴처럼 생긴 '하이드로포드'(버블)를 타고 바다를 횡단하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2016년, 2021년에도 하이드로포드를 타고 대서양을 '달려서' 건너려고 했다. 이 같은 사연은 뉴욕타임스(NYT) 등에서도 다뤄졌다.
이란에서 2003년 미국으로 망명해 온 발루치는 이같은 도전을 통해 노숙인, 해안경비대, 경찰, 소방관 등을 위한 기금을 모으고 싶다고 했으나 되레 해안경비대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해안경비대 출신인 토드 코게샬은 “지금까지 내가 겪은 가장 기이한 사건”이라고 2014년 발루치의 기행을 회상했다. 그는 “발루치는 선원도 아니고, 바다도 몰랐으며, 그가 시도하고 있던 모든 일을 할 어떠한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