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일본 최악의 방화사건'으로 꼽히는 2019년 교토애니메이션 화재사건의 방화범 아오바 신지에 대한 첫 공판이 교토지방법원에서 열렸다.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아오바 신지는 자신의 소설을 표절했다며 교토시 소재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36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69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최근 30년간 벌어진 살인사건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사건이었다.
당시 아오바는 방화로 자신도 심각한 화상을 입었으며, 이후 범행 사실는 인정했지만 심신 상실을 이유로 무죄를 주장했다.
아오바 신지는 방화 과정에서 전신에 화상을 입어 목숨이 위험했다. 4년여가 지나서야 첫 공판이 열린 것도 치료 탓에 계속 연기됐기 때문이다.
오사카 긴키대학 병원에서 일하던 화상 전문 의사 우에다 다카히로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병원으로 이송된 아오바를 처음 본 순간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죽음으로 도망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송 당시 전신 93%에 육박하는 화상과 예측 사망률 97.45%였지만, 화상으로 괴사한 조직을 네 차례에 걸쳐 제거하고 콜라겐과 자가 배양 표피 이식 수술을 시작했다.
수술을 포함해 4개월의 치료를 마친 그는 “심술궂지만 아오바에게 조금은 후회하게 하고 싶었다”면서 “치료로 살아난 아오바가 인생엔 적들만 있는 게 아니고 많은 사람이 희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술 2개월 후 대화를 나눌 정도로 호전된 아오바는 당시 의료진에게 “나처럼 아무 가치 없는 사람을 왜 열심히 치료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검찰은 라이트노벨(재미를 추구하는 가벼운 소설)을 쓰던 아오바가 교애니 소설 공모전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것을 계기로 악감정을 품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아오바에 대한 판결은 내년 1월 25일에 나올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