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장비기업 에릭슨이 한국이 차세대 네트워크에서 리더십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5세대(5G) 이동통신의 기술 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5G 단독규격(SA)과 주파수묶음(CA·Carrier Aggregation) 기술 등을 6G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기술 진화로 손꼽았다.
매그너스 에버브링 에릭슨 아시아태평양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5G는 아직 초기단계며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진화 과정이 남아있다”면서 “더 많은 기술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SA 전환은 필수”라고 말했다.
에버브링 CTO는 5G SA 핵심으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꼽았다. 단일 하드웨어 네트워크를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서비스별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그는 “싱가포르 통신사 싱텔의 경우 포뮬러원 대회에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적용해 미디어 화질을 개선했고 트래픽 분리를 통해 더 빠른 속도를 제공 중”이라며 “세계 통신사에 SA 전환을 촉구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통신사와 소비자, 엔터프라이즈 모두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파수 활용 효율을 높이는 주파수묶음기술(CA)도 강조했다. CA는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하나로 묶어 단일 대역 주파수처럼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3.5㎓ 중대역 확장뿐 아니라 28㎓ 고대역과도 결합해 속도와 품질 개선을 이룰 수 있다.
에버브링 CTO는 “최대한 높은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가용한 모든 자원과 스페트럼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CA를 활용하면 지금보다 안정적이며 넓은 커버리지를 확보해 진정한 의미의 5G를 누릴 수 있다. 통신사업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차세대 네트워크 IMT-2030(6G) 주도권 선점을 위해서도 기존 5G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 진화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에버브링 CTO는 “2030년 전후로 상용화가 예상되는 6G의 구체적 비전에 대해 논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향후 3년간은 5G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여기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6G 기술 구현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6G 상용화를 위한 선행기술로 꼽히는 오픈랜에 대해서도 개방화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술적 측면과 보안·안전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버브링 CTO는 “에릭슨은 100개가 넘는 오픈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표준을 개방하고 있다”면서 “다만 오란(O-RAN) 협의체가 정한 특정 인터페이스 중 일부는 기술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양한 밴더가 개입되는 오픈랜 구조 특성상 네트워크 안전을 보장하고 위험성을 해소하는데 지금보다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에버브링 CTO는 “한국은 빠르게 디지털화가 이뤄지고 있고 다양한 디지털 생활 혜택을 누리는 국가”라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룬 것처럼 다양한 기술 개발에 주력해 6G에서도 성공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