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를 대비한 요소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6G에 사용될 고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하고 회절성은 약해 촘촘한 기지국 구축이 필요하다. 그만큼 더 많은 투자비가 수반된다. KT는 커버리지 확장 및 개방형 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인프라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6G 기술 주도권도 쥔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6G 진화 핵심기술로 꼽히는 지능형반사표면(RIS)과 오픈랜 기술력 확보에 투자를 집중한다. 두 기술 모두 더 많은 기지국과 인빌딩 장비 구축이 필요한 어퍼미드밴드(중고대역)에서 총소유비용(TCO)을 낮출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김성관 KT융합기술원 6G 네트워크기술 프로젝트팀장은 “주파수 대역이 높을수록 인빌딩 기술 고도화가 요구된다”면서 “초저전력으로 입사·반사각을 조절하는 능동형 RIS를 서울대 연구팀과 공동개발해 검증에 성공했으며 없을 때와 비교해 신호세기가 20db(100배) 개선됐다”고 말했다.
RIS는 투명한 필름 또는 패널 형태 초소형 안테나를 실내 벽면에 부착해 실내 음영지역을 줄이는 기술이다. 고주파수 경우 파장이 짧고 회절성이 떨어져 장애물 통과시 전파 손실이 발생하고 서비스 커버리지가 줄어드는 한계가 있다. RIS는 전파를 반사·투과·흡수해 신호가 약한 음영지역까지 커버리지를 확장한다.
KT는 28㎓뿐 아니라 3.5㎓, 7㎓, 12㎓, 15㎓에서 동작하는 RIS 시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5G 품질개선과 6G 전환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빌딩 외에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모빌리티 분야에도 적용 검증을 검토한다. 김 팀장은 “RIS 기술 상용화가 이뤄지면 과잉투자 없이도 네트워크 품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픈랜도 6G 인프라 구축 비용 절감에 필수 요소다. 오픈랜은 이종 제조사 장비를 상호 연동하는 개방형 무선망 기술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및 유연한 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하다. 장비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제조사간 경쟁을 통해 인프라 구축 비용도 낮출 수 있어서다.
KT는 서로 다른 제조사의 기지국 분산장치(DU)와 무선신호처리부(RU)를 상용 수준으로 즉시 연동할 수 있는 표준 규격을 확보했다. 기존 턴키 계약 방식이 아닌 개별 장비 구매를 통한 기지국 구축이 가능해진다. 노후한 기지국 장비를 교체하거나 인빌딩 등 신규 국소에 장비를 새로 설치할 때도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KT는 오픈랜이 상용화되면 설비투자비용(capex)과 업무비용(opex)을 1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기존 방식 대비 최적화 성능과 비용 효율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김 팀장은 “30% 절감 효과는 있어야 비용 혁신 측면에서 오픈랜 도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6G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비가 늘어날수록 고객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면서 “현재 시점에서는 네트워크 품질을 높이면서 구축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요소 기술을 선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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