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만에 최강 지진이 덮친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희생자가 2100명을 넘어섰다. 규모 4.5의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명 구조 '골든타임'도 얼마 남지 않아 전 세계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8일 오후 11시 11분께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규모 6.8지진이 발생했다.
오래된 건물이 밀집된 지역에 100여 년 만의 강진이 들이닥치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지난 120여 년 간 마라케시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했다.
모로코 국영방송 2M은 당국자를 인용해 10일 오후 기준 사망자가 2122명으로 늘어났으며, 부상자는 2421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다수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앙이 위치한 알하우즈 주에서는 1351명이 사망했으며, 타루다트주(사망자 492명), 치차우아주(사망자 201명) 순으로 피해를 입었다.
USGS는 이번 모로코 강진의 인명피해 추정치 평가를 두 단계 높은 '적색경보'로 상향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1000~1만명 발생한 가능성이 35%로 높다고 봤다. 다만 1만~10만명에 이를 가능성도 21%로 높게 전망했다.
인명구조 골든타임(72시간)은 8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건물 잔해에 묻힌 피해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만큼 구조가 시급하지만 모로코는 해외 지원을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모로코는 현재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스페인과 함께 카타르,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우호국의 원조만 받아들였다.
다만 2021년 모로코와 국교를 단절한 알제리는 모로코에 폐쇄한 자국 영토를 개방해 인도적 지원과 의료 목적의 비행을 허용하는 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리옹 소방관들이 자원봉사팀을 꾸렸고, 이탈리아에서 민간 구조팀이 지진 현장에 도착했으나 모로코 당국의 공식적인 지원 요청이 없어 미국 등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사망자 2100명 이상…“피해 규모 더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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