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제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돌입했다. 작년부터 반등에 성공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올 들어 순조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후발주자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식품업체들에 이어 제약, 주류, 건강기능식품업체까지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숙취해소제 시장 1·2위사인 HK이노엔과 삼양사는 지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27% 늘었다. 숙취해소제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환이나 젤리 제형으로 제품을 다각화 한 점도 성장을 견인했다.
삼양사는 환, 스틱 제형에 이어 음료 제형인 '상쾌환 부스터'를 지난 2월 출시했고 7개월 만인 이달 초 기준 4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상반기 기준 전체 제품 매출 비중에서 환(45%) 비중은 줄었지만 스틱과 음료가 각각 35%, 20%를 차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쾌환은 지난 2013년 환 형태의 숙취해소 제품으로 첫 발을 뗐다. 효모추출물, 헛개나무열매, 식물혼합농축액 등의 원료를 바탕으로 한 빠른 숙취해소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상쾌환은 비주류 소비자층이던 MZ세대 및 여성 고객층을 겨냥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상쾌환은 내부 집계 자료 기준으로 2017년 11월 1000만포, 2019년 6000만포, 2021년 1억포 판매 기록을 달성했고 출시 9년만인 2022년에는 누적 판매량 1억5000만포 기록을 세웠다.
HK이노엔 역시 스틱형 '컨디션 스틱' 제품을 출시하면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올해 상반기 컨디션 제품군 매출은 303억원으로 이중 스틱형 제품 매출 비중은 25%에 달한다.
숙취해소제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2030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멤버스가 최근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0대부터 40대까지 음주 시 숙취해소제를 '주로 복용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5% 안팎으로 나타난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5.3%에 그쳤다.
젊은 세대 유입으로 숙취해소제 시장이 활기를 띠자 후발주자들도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통해 숙취해소음료 '모닝이즈백'을 선보이고 판매를 시작했다. 건기식 업체인 KGC인삼공사는 편의점 GS25와 손잡고 '정관장 확깨삼'을 출시했고 세븐일레븐도 '레디큐'와 함께 아이스크림으로 '레디큐 정신차려바'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점진적인 거리두기 해제로 작년 코로나19 이전 매출을 대부분 회복했고 올 들어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오는 2025년부터 기능성 표기를 위한 인체적용시험에 대한 자료가 필요해진만큼 시장 개편 가능성도 보인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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