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남동부 국가 몬테네그로에서 '가장 게으른 시민'이 되기 위한 이들이 20일 넘게 누워있다. 5일 만에 승자가 나왔던 지난해 대회와 달리 올해는 '최고의 게으름뱅이' 컷이 올라 참가자들은 더욱 치열하게 뒹굴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몬테네그로 북부 휴양지 브레즈나의 에트노마을에서 열린 게으름뱅이 대회가 20일 넘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게으른 시민'을 가리는 이 대회는 우스꽝스럽지만 무려 12년이나 진행됐다. 주최자인 미코 블라고예비치는 “몬테네그로 사람들이 '게으르다'는 통념을 풍자하기 위해 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경쟁 방식은 간단하다. 그냥 누워있으면 된다. 참가자들은 8시간마다 10분씩 화장실에 갈 수 있다. 누워있는 동안 참가자들은 음식이나 음료를 먹거나 휴대폰과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사용해도 되며, 책을 읽거나 잠을 자도 된다. 단, 앉거나 일어나면 즉시 탈락하게 된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117시간을 버틴 참가자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7일 기준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은 20일째에 접어들었음에도 21명의 참가자 가운데 7명이 계속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우승자이자 올해 대회에도 참가한 두브라브카 악시치는 “왜 내가 올해도 우승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대회가 오래 지속될 지 몰랐다”며 “그래도 참가자 모두가 건강하고, 우리는 모두 기분이 좋다. 우린 그저 누워있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회의 우승자는 '가장 게으른 시민'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1000유로(약 142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CGTN은 “현재 대회는 23일째에 접어들었다”며 “다만 전통적으로 참가자들은 단풍나무 아래에 누워서 생활하는데 최근 이어진 악천후로 나무집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다”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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